[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다국적제약사 로슈가 최근 황반변성질환 치료제 추가 확보를 위해 힘을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슈는 황반변성 치료제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루센티스’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올해 바이오시밀러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이 예상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전략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로슈가 신청한 당뇨병성황반부종 환자 대상 ‘RO7200220’와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병합요법을 시험하는 임상 2상을 지난 3월 25일 승인했다.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 임상시험정보에 따르면 이번 임상은 루센티스와의 병합요법으로 유리체내 투여하는 RO7200220의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등을 종합적으로평가하는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활성대조약 임상2상이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영남대병원, 김안과병원 등 6개 기관이 참여한다.
로슈가 시험 중인 당뇨병성황반부종 치료제 후보 ‘RO7200220’은 현재 미국에서도 임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루센티스와의 병합요법 외에도 루센티스와의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단독요법 관련 임상도 실시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운영 임상시험정보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해 12월 RO7200220에 관한 2건의 임상을 승인했다.
두가지는 모두 임상 2상 단계로 미국 내 13곳 병원(푸에르토리코 1곳 포함)에서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그중 한 임상은 최근 허가받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RO7200220과 루센티스 병합요법을 확인하는 임상이다. 160명의 참가자를 2개 집단으로 나눠 한쪽에는 병합요법, 그리고 다른쪽은 루센티스 단독요법을 시행한다.
다른 임상은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받은 바 없으며 위약 대조 및 루센티스와의 비교가 이뤄진다.
해당 임상은 320명의 참가자를 4개 집단으로 나눠 용량 및 투여 간격 등을 달리 설정해 실시한다. 첫 번째 집단은 환자에게 RO7200220을 0.25mg을 8주 간격으로 총 3차례 투여한다. 두 번째 집단은 첫 번째 임상보다 용량을 높여 1.0mg을 같은 간격으로 투여한다.
이때 두 집단에는 위약 투여군이 포함된다. 위약 투여군은 유리체 내 투여가 이뤄지지 않고, 마취된 안구를 바늘이 없는 빈 주사기의 뭉툭한 끝으로 눌러 투여 과정을 모방한다.
세 번째 집단은 두 번째에서 투여 간격을 절반으로 줄여, RO7200220 1.0mg을 4주 간격으로 6회 투여한다. 네 번째 집단에는 기존 약물인 루센티스 0.5mg을 4주 간격으로 6회 주사한다.
이처럼 최근 로슈가 황반질환 분야에서 추가 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황반변성 치료제 양대산맥이었던 루센티스가 곧 경쟁체제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루센티스는 제넨텍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로 로슈는 2009년 제넨텍을 인수하면서 판권을 획득했다.
루센티스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물질특허가 끝났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 유럽에서는 올해 1월 특허가 만료됐다. 다만 미국서는 올해 6월까지 의약품 추가보호 증명(SPC)이 남아 있어 SPC 만료 이후 판매 가능하다.
이에 현재 전 세계 여러 제약사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루센티스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4조원, 미국 매출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9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의 FDA 허가를 획득해 시장 출격을 대기 중이다. 루센티스 SPC가 오는 6월 만료되는 대로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종근당도 임상3상을 마친 뒤 지난해 7월 식약처에 루센티브 바이오시밀러 ‘CKD-701’ 품목 허가를 신청해 시장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식약처에 바이우비즈 품목허가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