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7년 설립한 코오롱은 건설, 유통, 제약, IT, 기타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15개사를 계열사 등으로 두고 있으며 그중 6곳을 주요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코오롱은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회사는 2021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1조3427억원, 영업이익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4%(1369억원), 영업이익은 65.1%(362억원) 늘었다.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17.3% 늘어난 4조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2.7% 증가한 2643억원을 달성했다.
코오롱의 이 같은 성과는 코오롱글로벌에 있다. 특히 건설·자동차·상사 등 전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폐지 위기에 노사 갈등까지 잡음
문제는 의료 사업이다. 코오롱 주요 계열사들은 저마다 고른 성장으로 보이고 있으나 의료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장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코오롱티슈진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9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 변경 논란으로 코스닥 시장서 퇴출 위기에 놓여있다.
당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으나 3년 가까이 주식 거래가 정지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에선 상장 유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길어지는 거래정지 기간에 여론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임직원 횡령·배임 혐의로 발생한 상장폐지 사유도 남아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8월 기업심사위원회에서 부여한 개선기간이 오는 8월 끝나는 만큼, 이후 재차 심의와 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실제 인보사 출시 당시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10만원대를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논란 이후 급락을 거듭하면서 현재 3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코오롱은 노사 문제로도 논란을 빚고 있다.
코오롱제약은 지난 2018년 노조 설립 때부터 노사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 당시 코오롱제약은 ‘노조 가입 권유를 직장내 괴롭힘’이라고 경고하는 등 강한 적대심을 드러내오다 노조 지부장을 징계해고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의료사업과 악연?…2012년 헬스케어 사업 '해빛' 철수
코오롱이 의료사업에서 쓴물을 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오롱은 지난 2012 IT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코오롱베니트를 통해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코오롱베니트는 헬스케어 독립 브랜드 ‘해빛’을 설립하고 병의원을 대상으로 태블릿PC 기반으로 헬스케어 콘텐츠를 제공했고, 의료기기 기업과 글로벌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저조한 사업 성과로 점차 성장동력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1년 여만에 철수했다.
코오롱베니트는 임원진 일부를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기도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재 코오롱베니트는 의료 사업과 무관한 IT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실제 의료사업에서 잡음을 겪고 있는 코오롱은 실적에서도 출혈이 큰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코오롱제약,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 등 의료 사업에서 보이고 있는 당기순손실만 878억 원에 달한다. 의료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분야에서 메꾸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코오롱그룹 사업 전선에 나선 '오너 4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 코오롱그룹은 지난 2018년 이웅열 명예회장 퇴진 이후 4년째 '총수 부재'를 이어오고 있어 차기 수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