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잇단 상장 포기···심사기준 엄격 등 영향
퓨쳐메디슨·한국의약연구소·파인메딕스 등 철회, 준비 중인 타 업체들도 긴장
2022.03.02 05:0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바이오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상장 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이 엄격해지고, 흥행에 실패하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이오기업들이 코스닥 시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퓨쳐메디신은 코스닥 상장 철회를 선언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13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4개월이 넘도록 심사에 성실히 임했지만 올해 2월 17일 개최된 상장심의위원회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퓨쳐메디신은 작년 8월 코스닥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각각 A와 A를 받았으며, 신약후보물질 FM101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녹내장 등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실제 HK이노엔은 FM101의 잠재력을 인정, 퓨쳐메디슨과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코스닥 재입성 의지를 피력했지만 퓨쳐메디슨의 상장 철회는 바이오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금년 초 한국의약연구소도 코스닥 상장을 포기했다. 지난해 9월 3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4개월만에 내린 결정이다.

파인메딕스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예비심사 청구에 나섰지만, 2개월만인 올해 1월 돌연 자진 철회했다. 기업이 상장 자격을 갖췄는지 검토하는 예비심사는 통상 45영업일 정도가 걸린다. 
 
이 기간이 지나도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승인이 어려운 것으로 본다. 이에 작년에도 예비심사 청구를 한 바이오기업 10여곳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바이오기업들이 코스닥 입성을 포기하는 이유는 상장 심사 기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지난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제도 평가항목을 확대했다.

시장성과 기술 진행 정도, 기술이전 이력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수익성 및 재무 안전성에 대한 심사도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제출 자료에 대한 평가 기준도 엄격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가 바이오기업이 가진 신약후보물질의 가능성이나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봐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통상 4개월이 넘게 진행되면 승인이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장을 하더라도 예년과 달리 흥행 성적이 좋지 않은 분위기다. 작년에는 상장을 하면 공모가보다 수익을 몇 배나 올리는 바이오기업들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다.

지난 21일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시초가는 2만5200원으로, 공모가 2만8000원을 밑돌았다. 이날 주가는 시초가보다 11.9% 하락한 2만22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공모주 투자자는 20%가량 손해를 입었다. 

애드바이오텍 역시 수요 예측 및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올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IPO 추진이 기대됐지만, 현재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샤페론 외에는 보고되고 있지 않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바이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해외 증시까지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 철회나 연기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작년에 증시가 좋을 때 상장을 했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는 회사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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