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주요 글로벌제약사의 매출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한국로슈,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원가율은 80%를 넘어섰다.
글로벌제약사의 높은 원가율은 본사에 지불을 많이 해야 하는 새로운 제품이 출시됐거나 기존 제품의 수입가격 상승을 뜻한다. 매출원가율 인상은 글로벌 본사 배불리기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주요 글로벌제약사 국내법인 30곳의 2020년 매출원가율을 확인한 결과 평균 70.6%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0.9%P 상승한 수치다.
회사별로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81.9%로 매출원가율이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한국노보노디스크와 한국로슈 각각 81.1%, 한국유씨비 78.9%, 한국노바티스 77.5% 순이었다.
또 비아트리스코리아 76.0%, 한국화이자제약 75.0%, 게르베코리아와 한국룬드벡이 각각 74.9%, 세엘진 74.8%, 한국쿄와기린 73.0%, 악텔리온파마수티컬즈 72.8% 한국아스트라제네카 72.6% 등이 높은 원가율을 보였다.
51.8%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던 암젠의 경우 변화가 가장 큰 회사였다. 지난해 매출액이 50% 이상 급증하면서 2019년 37.6%였던 원가율은 작년 51.8%로 14.2%P 급증했다.
3년 전인 2017년과 원가율을 비교하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상승률이 가장 컸다. 62.1%던 원가율은 72.6%로 10.5%P나 늘었다.
이어 한국룬드벡 8.5%P(66.5%→74.9%) 한국유씨비 8,3%P(70.6%→78.9%), 한국쿄와기린 7.9%P(65.1%→73.0%), 한독테바 7.4%P(45.2%→52.6%), 한국세르비에 7.3%P(55.7%→63.0%) 순이었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원가에는 제품·상품을 제조·매입하는 데 들어간 원료비용·구매비용 등이 포함된다. 원가를 제외한 나머지가 매출총이익이 된다.
이런 이유로 매출원가율은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원가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은 다른 제조업보다 매출원가율이 낮은 편이다.
글로벌제약사의 경우 국내 들여오는 의약품의 원가를 의미한다. 만약 국내 공장이 있다면 제조원가를 따로 계산하지만 완제품을 수입하는 이들의 상황은 다르다.
이에 따라 비싸게 의약품을 구입, 본사 이익을 높이고 한국지사에서는 세금을 최대한 덜 내기 위해 일부러 이익을 낮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글로벌제약사는 한국법인이 이익을 많이 내 배당금을 챙기기 보다는 제품을 비싼 가격에 넘겨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 정부에 내는 세금도 줄이고 부진한 실적을 빌미로 구조조정도 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