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애브비가 신경손상 치료제 후보물질 ‘엘레자누맙’에 대한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척수 손상 환자가 대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국애브비가 신청한 척수 손상 환자 대상 엘레자누맙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한국애브비가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이번 임상은 ‘급성 외상성 경추부 척수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엘레자누맙(ABT-555)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는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시험이다.
국내에서는 아주대병원과 인하대병원이 참여한다.
해당 임상은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일본, 스페인, 대한민국 등 7개 국가에서 49개 병원 54명 환자를 목표로 하는 다국가 임상의 일환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참가자는 부상으로 인한 척수 손상 발생 후 24시간 이내 약물 또는 위약을 정맥 내 투여하고 48주까지 4주간 총 13회를 투여 받는다.
1차 평가변수는 상지운동점수(UES) 변화로 팔의 5개 주요 근육의 움직임 수준을 5개로 나눠 평가한다. 또 수유, 몸단장, 목욕, 옷 입기 등 행동의 독립성을 관찰해 환자의 자기관리 가능성도 함께 검사한다.
다만 척수가 완전히 절단된 환자나 뇌손상이 있는 환자는 참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깁스를 착용하거나 팔을 고정해야 하는 등 상지근육 검사가 불가능한 상황의 환자도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척수 손상이 발생한지 24시간 이내이면서 뇌손상이 없고 상지근육 검사가 가능해야 하는 등 참여 조건이 까다로워 환자 모집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엘레자누맙은 반발유도분자A(RGMa)를 표적으로 하는 인간면역글로불린 G1 동종형(isotype) 단클론항체다.
RGMa는 우리 몸에서 신경 발달 및 신경망 구성, 신경가소성(뇌가 외부환경에 따라 스스로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특성) 등 유지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이다.
하지만 외상으로 인한 손상을 비롯해 다발성경화증, 뇌졸중 등 신경 손상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RGMa가 증가하면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는 탈수초(신경세포 돌기의 피복이 탈락하는 현상)를 유도하거나 축삭 재생을 방해해 결과적으로 환자의 신경재생을 억제하고 세포사멸을 유도한다.
이때 엘레자누맙을 신경 손상 초기에 투입하면 RGMa와 결합함으로써 활동을 저해하고 신경재생을 유도하는 원리다.
엘레자누맙은 지난 2020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 심사대상으로 지정받으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미국에서는 척수 손상과 뇌졸중 외에도 다발성 경화증 대상 임상에도 엘레자누맙이 투입된 상황이다. 해당 임상의 경우 지난해 8월 30일 임상 2상이 종료됐지만, 아직 결과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이번 임상 외에도 지난해 10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대상 엘레자누맙을 시험하는 임상 2상을 승인 받은 바 있다. 부산대병원과 분당차병원,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5개 기관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