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국내 전통제약사 부광약품과 폴리실리콘 제조기업 OCI가 공동경영체제를 선언,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단 및 투자기업의 나스닥 상장폐지 경고 등 근래 아쉬운 실적을 보유한 부광약품이 자본을 수혈해 R&D를 활성화하고, 바이오 분야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OCI는 신약 개발 경험이 풍부한 부광약품을 품고 해당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2일 양사는 "부광약품 최대주주인 창업주 김동영 회장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지분 중 약 773만주를 1461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OCI가 부광약품 주식 11%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으며, 대금 납입은 오는 23일과 내달 8일 2회에 걸쳐 진행된다.
양사에 따르면 이번 매매계약으로 부광약품은 OCI 계열사로 편입된다. 그러나 부광약품 경영체제 및 대표이사, 오너 지분 등은 계속 유지되고 또 특정 회사 경영 방식 전환이 아니라 공동경영체제를 이어가게 된다.
공동경영체제를 통해 신제품 개발 및 투자 의사결정·대규모 차입 등 부광약품의 주요 경영상 판단을 협의키로 했다.
양사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신약후보물질 발굴·신약개발·유망벤처 지분 투자 등을 위해 합작투자사업(조인트벤처) BNO바이오를 설립한 바 있다.
이에 BNO바이오를 통해 양사가 공동경영관리·투자협력 경험을 쌓았고, OCI가 부광약품의 신약개발력 등을 통해 미래 성장가치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는 “이번 OCI 지분투자는 부광약품이 지닌 신약 R&D 및 전략적 투자 역량에 OCI의 노하우·자금력이 합쳐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이번 부광약품 지분 투자를 통해 제약·바이오·R&D 분야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다양한 시너지 영역을 발굴해 부광약품을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 부광약품 주가는 전일 대비 12.33% 상승, 1만2750원에 장이 마감됐다.
CNS·항암제 보유 부광약품-항암 투자 OCI, 추후 확대 분야 주목
부광약품은 중추신경계(CNS)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왔고, OCI도 항암 분야에 주로 투자해온 만큼 향후 양사가 본격 시너지를 낼 치료제 분야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광약품은 현재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분류되는 조현병·양극성장애 치료제, 파킨슨 이상운동증 치료제 및 전림선암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해외에 전략적인 투자도 단행해 왔는데, 미국·유럽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회사만 30개 이상이다.
싱가폴 소재 항암제 전문기업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영국 소재 던디·옥스포드 대학과는 파킨슨병 치료제인 효소차단물질을 공동 연구 하고 있다.
이밖에 알츠하이머 치료제·CAR-T 세포치료제·면역항암제 반응 여부 확인 PET 조영제·희귀의약품 등을 개발하는 이스라엘·미국 등의 기업에 투자, 지분을 보유 중이다.
OCI는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태양광 발전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을 개발했지만 해당 소재의 가격 급락으로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으면서도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내비쳐왔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곳은 지난 2018년 바이오 사업부를 본격 꾸린 후 최근까지 항암 분야에 집중 투자해왔다.
국내사로는 나노입자 약물전달시스템 전문 SN바이오사이언스와 다중표적 항암 항체치료제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에 각각 5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에는 이스라엘 암 조기진단 전문 기업 Nucleix, 동종이계 방식 면역항암제 세포치료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미국 Adicet(나스닥 상장) 등에 각각 550만달러(약65억), 780만달러(약93억) 등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