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노바백스 백신 세계 허가가 순항 중이다.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 생산 중이며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플랫폼의 백신을 출시 준비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노바백스는 17일(현지시간) 캐나다 보건부로부터 자사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제품명 뉴백소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노바백스 및 캐나다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허가는 미국‧멕시코 임상과 영국 임상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노바백스 백신은 이번 달에만 4개 국가에서 사용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달 초 영국과 뉴질랜드에서 각각 조건부판매허가(CMA)와 잠정승인(granted provisional approval)을 획득한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싱가포르 보건부가 노바백스 백신 사용을 잠정 승인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노바백스 백신 5200만도즈(1회 투여분)에 대한 사전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백신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도 맺었다. 캐나다 국립연구위원회(NRC) 소속 바이오의약품제조센터에서 노바백스 백신을 연말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노바백스는 지난 14일 스위스 규제당국에도 뉴백소비드의 조건부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지난달 3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한 긴급사용승인은 현재 FDA가 검토 중에 있다.
노바백스 백신이 전 세계에서 허가 절차가 순항을 이어가는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도 반사적인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 중인 데다 같은 플랫폼 백신을 자체 개발 중인 만큼, 노바백스 백신이 개척자로서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의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이다.
노바백스 백신과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은 모두 재조합 단백질 플랫폼을 사용한다. B형간염 및 자궁경부암 백신 등에 널리 쓰이던 플랫폼으로, 부작용 등 안전성 측면에서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이나 바이러스 벡터 백신(아스트라제네카‧얀센)보다 강점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이 노바백스 백신보다 유리한 면도 있다. 바로 면역증강제(adjuvant)다. 노바백스 백신은 GSK의 사포닌 기반 면역증강제인 ‘매트릭스M’을 사용하는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은 알루미늄 기반 면역증강제 ‘알럼’(ALUM)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전문가인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매트릭스M의 경우 일부 대상포진 백신에 쓰이기는 했지만, 사용 이력이 많지 않아 학계 일부에서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며 “반면 알럼의 경우 그동안 백신 업계에서 널리 쓰였던 면역증강제로 미국에서도 유일하게 허가한 제품이다. 허가 측면에서 유리한 면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바백스 백신 사용 중인 국가에서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노바백스 백신이 부작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며 “학계에서는 플랫폼 차이에 기인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향후 해외 시장에서 허가를 받을 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허가에 한 가지 숨겨진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바백스 백신과 달리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의 항원에 적용된 나노입자 기술이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에는 미국 워싱턴대 단백질 설계연구소(IPD)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 기술이 적용됐다고 알려졌지만 이 기술이 정확히 항원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는 모른다”며 “규제당국에서 해당 기술이 적용된 항원 안전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부가 허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