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젬백스앤카엘이 지난 2020년 조건부 허가가 취소된 리아백스 시장 귀환을 위한 다각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리아백스 주성분인 GV1001의 적응증 다각화 전략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리아백스 3상 결과의 국제학술지 게재를 추진 중이다.
젬백스는 17일 GV1001이 재발성 또는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캔서’(Journal of Cancer) 2월 14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은 국내 7개 병원에서 1차 치료가 실패한 재발성 또는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 56명을 대상으로 화학요법 및 표적항암제와 GV1001의 병용투여 요법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1차 평가지표인 질병통제율(DCR)은 90.9%로 유효성 평가 대상 44명 중 완전관해 1명, 부분반응 14명, 안정병변 2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치료법 대비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치다.
논문 제1저자인 김범준 강남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환자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은 제한적이지만 기존 세록시맙‧화학요법 병용이 DCR 70.6%, 베바시쥬맙과 폴폭스 또는 폴리피녹스 병용요법이 DCR 68%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년 1월에는 GV1001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승인되기도 했다. 젬백스는 지난 1월 14일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3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임상시험은 중증도-중증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GV1001을 피하 투여하는 다기관 및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전향적 방식의 3상이다. 인하대병원을 포함 국내 50여개 기관에서 중등도-중증 알츠하이머 환자 936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젬백스 관계자는 “2020년 1월 3상 계획을 신청했지만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는 식약처 의견에 따라 지난해 6월 재신청했다”며 “연장전에서 신승해 결승에 올라간 기분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2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러 신경과 의료진과 3상에 대해 논의해왔다. 빠른 시간 내 환자 모집을 시작해 최단 시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좌절했던 리아백스, 3상 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추진
한편 GV1001은 텔로머레이스로부터 유래한 16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조성물로, 지난 2014년 췌장암 치료제로서 ‘리아백스’라는 제품명으로 국산 신약 21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3상 결과보고서를 제출기한인 2020년 3월까지 제출하지 못하면서 허가 취소됐다. 제조 및 판매를 맡은 젬백스 계열사 삼성제약이 서울행정법원에 허가취소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같은 해 8월 말 기각됐다.
리아백스는 허가 취소 당시 ‘특혜 허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허가를 받기 어려운 임상 결과였는데도 식약처가 ‘끼워 맞추기’ 식으로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허가 논란은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다. 당시 국정감사에는 강윤희 전(前) 식약처 임상심사위원과 박인근 가천대 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리아백스 허가 근거였던 바이오마커 ‘이오탁신’ 유효성 및 임상결과의 후향적 분석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한 바 있다.
박 교수는 2020년 10월 14일 식약처 국정감사에 출석해 “리아백스가 당시 임상3상에 실패했는데, 식약처에서 이를 새로운 2상으로 인정하고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며 “바이오마커로 내세운 이오탁신과 리아백스 간 연관성도 명확하지 않았고, 1000명 이상 규모의 임상에서 80명만 후향적으로 분석했다는 점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삼성제약은 이후 2020년 12월 28일 공시를 통해 리아백스 3상 결과를 발표했다. 3상 시험은 전국 16개 기관 총 148명의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췌장암 치료제인 젬시타빈 및 카페시타빈과 리아백스 병용 투여의 효능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삼성제약에 따르면 시험 결과 전체 생존기간(OS)는 시험군에서 339일로 대조군 225.5일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양진행 시간도 시험군 220일로 대조군 136일 대비 의미있게 개선됐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허가 신청 전(前) 국제학술지에 임상3상 결과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리아백스 3상 결과 논문 게재를 위해 여러 국제학술지와 접촉하고 있다. 3상 결과가 좋았던 만큼 국제학술지 게재가 진행되는 대로 최대한 빠르게 리아백스 재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