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연구자 주도 ↓- 국내 임상시험 - 생동성 ↑
최근 3년 분석, 코로나19 장기화 등 영향··· 17.3%→11.2% vs 27.6%→37.6%
2022.01.05 05: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병원 내 연구진들이 주도하는 연구자 임상시험 비율이 최근 3년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약사들의 수익 확대와 직결된 생물학적동등성(이하 생동성) 시험 비중이 3년간 큰 폭으로 증가한 것과는 사뭇 대비되는 측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내 임상시험 정보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연구자 임상시험은 총 151건으로 전체 임상시험 1350건 가운데 11.2%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3년 중 최저 비율이다. 2019년 연구자 임상 건수는 168건으로 전체 973건 대비 17.3%를 기록했다. 다음 해인 2020년에는 183건으로 15건 증가했지만, 비중 면에서는 전체 1120건 대비 16.3%를 기록하면서 소폭 감소했다. 
 
하락폭을 살펴봐도 연구자 임상시험 감소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0%p 감소에 그쳤지만, 2021년에는 1년 만에 5.1%p가 줄어드는 등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연구자 임상시험은 의약품의 새로운 용도를 확인하거나 신약후보물질 효과를 선제적으로 시험하는 등 연구적 목적으로 의료계 연구진들이 신청한다. 제품 출시를 목적으로 제약사가 신청하는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과 정반대의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특히 연구자 임상시험은 의뢰자 주도 임상과 달리 공익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의료 발전에 꼭 필요하다. 
 
시판 중인 약물의 비용-효과적 유효성을 검증하거나, 제약사들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에서 치료제 효과를 검증하는 등 의뢰자 임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의료계 발전 및 건강한 신약 개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연구자 임상시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최근 연구자 임상은 3년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의뢰자 주도 임상 중에서도 제약사의 수익 확대에 초점이 맞춰진 생동성 임상은 3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생동성 임상이란 제약사가 제네릭(복제약) 출시를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지난해 생동성 임상은 총 508건으로 전체의 약 37.6%를 차지했다. 전체 임상의 3분의 1 이상이 생동성 임상이었던 셈이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59건(26.6%), 323건(28.8%)을 기록했다.
 
상승폭을 보면 생동성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2.2%p 늘어났지만 2021년에는 전년 대비 8.8%p 늘어나면서 상승세가 4배 가량 높아지는 등 가팔라졌다.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연구자 임상 감소와 생동성 임상 증가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코로나19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면서 병원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연구자 임상은 결국 상급종병 등 대형병원에서 이뤄지는데, 이들 병원의 역량이 현재 대부분 감염병 대응에 집중돼 있다. 환자와 병원 역량 모두 연구자 임상에는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을 하려면 대규모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환자 모집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개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제약사에서 진행에 부담이 덜하면서도 사업 확대에 용이한 생동성 임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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