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11일부터 14일 열렸지만 컨퍼런스에 참여한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이 행사에서 연구 개발과 기술 수출 성과를 발표하는 만큼 주가 호재로 인식되지만, 올해는 그런 사례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20여개 국내 상장사 중 연초에 비해 주가가 오른 곳은 단 세곳에 불과했다. 한미약품과, LG화학, 휴젤만 연초(4일 종가 기준)에 비해 주가가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했지만 정작 컨퍼런스 진행주에는 36만9500원에서 36만500원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LG화학 역시 연초 88만9000원에 비해 15일 기준 97만9000원으로 10만원 가량 올랐지만 컨퍼런스 진행주에는 11일 99만8000원에 비해서는 10% 가량 하락했다.
휴젤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21만6900원으로 컨퍼런스 시작일 종가 19만7700원에서 11% 가량 상승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오스코텍, 코아스템, 이오플로우, 셀리버리는 컨퍼러스 해당주에 소폭 상승했으나 연초에 비하면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릇한 크리스탈지노믹스, JW 중외, 에이비엘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메드팩토, 압타바이오 등 컨퍼런스에 참여한 대부분 바이오기업들은 연초에비해서도, 컨퍼런스 해당주에도 오히려 주가가 빠졌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 랠리를 보였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형주에 쏠리면서 제약바이오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제약 업종 60개 종목 중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한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통상 1월에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1월 효과’가 나타났지만 그간 코스닥시장을 견인해왔던 제약바이오주들이 힘을 받지 못하면서 코스닥 시장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코스닥지수가 1.06% 올랐지만 제약 업종지수는 오히려 5%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는 83.67% 상승면서 코스닥(44.57%) 상승을 견인했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 업계 빅이벤트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효과도 반감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신약 개발 기업들이 기대하는 비즈니스 미팅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실 컨퍼런스 현장에서 미팅이 진행된 뒤 후속 협상을 거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며 "지난해에도 수많은 기업이 컨퍼런스에 참여했지만 주가가 오르지 않고 기대감만 머문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기술수출이 이뤄질 만한 발표를 하더라도 온라인상으로 구체적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는 점도 반영이 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온라인이라는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들이 뚜렷한 기술수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 제약사가 관심이 있었더라도 예전처럼 현장에서 즉각적인 대화가 어려웠던 만큼 과실을 맛보기엔 좀 더 시일이 걸리거나 물밑 논의를 기대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