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처방의약품 90% '제네릭'···한국 제약사 '기회'
윌리엄 J. 맥케이브 변호사 '퍼스트제네릭 진출 성공하면 이익 크고 독점권 등 부여'
2019.03.07 05:1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미국의 처방의약품 10개 중 9개가 제네릭이다. 제네릭 회사가 많고 경쟁도 치열해 시장 진입이 어렵지만, 기회를 얻기만 한다면 큰 이익이 보장된다."

로펌 퍼킨스 코이(PERKINS COIE) 윌리엄 J. 맥케이브 변호사는 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미국 퍼스트제네릭(First-Generic)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다.

'퍼스트제네릭' 제도는 특허 도전에 대한 보상으로, 제네릭 개발 촉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퍼스트제네릭 지위를 갖게 되면 180일 동안 미국 시장에서 제네릭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인 테바(TEVA)는 2010년 고혈압치료제 로사르탄(제품명 코자)의 퍼스트제네릭 지위를 얻어 180일 동안 1억 9200만 달러(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미국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특허 보호와 함께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출을 돕는 제도 역시 활성화돼 있어 국내 제약사들이 진출할 경우 큰 기회가 생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윌리엄 J. 맥케이브는 “IQVIA에 따르면 지난 2009년 75% 수준이던 제네릭 처방률은 2017년 90%까지 높아졌다”면서 "미국 제네릭 시장의 규모가 큰 만큼 퍼스트제네릭이 성공하면 제약사가 얻게 될 수익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퍼스트제네릭으로 인정되면 180일 간의 시장 독점권은 물론 이 기간 동안 약가 측면에서도 혜택을 볼 수 있다.

맥케이브 변호사는 “제네릭 의약품이 1개 출시됐을 때는 오리지널 제품 가격의 94%까지 판매가 가능하지만 제네릭 제품이 많아지면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며 "퍼스트제네릭으로 시장에 들어가 독점 기간을 길게 가져간다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IMS헬스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제네릭 제품 1개가 출시되면 의약품 가격은 오리지널 대비 94% 수준을 유지하며 제네릭 제품이 2개 출시된 경우에 52%, 3개 출시 시 44%까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멕케이브 변호사는 "만약 오리지널이 10억 달러 매출 품목인데 2개 회사가 제네릭을 신청했다면 이 제네릭의 매출은 약 44%인 4억 4000만달러로 예측된다”며 “독점권 기간 중 2억 2000만 달러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제네릭 품목 신청(ANDA) 비용 등이 든다. 제네릭의 경우 약 10만 달러, 바이오시밀러는 1억~2억5000만원 정도 소요되며 200~500만 달러의 특허 소송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법정 분쟁보다 합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담도 크지 않다. 특허소송 511건 중 오리지널 승소 146건(28.5%), 제네릭 승소 106건(20.8%), 나머지는 모두 양측 합의로 소송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미국 제네릭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제약사들의 사업 전략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미국 제네릭 시장 진입을 위한 3~5년 계획을 수립하고, CMO(원료, 완제), CRO(생동), CSO(판매)업체를 조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미국 FDA 제네릭 허가절차, 기간, 비용은 물론 약가체계 조사 등도 선행돼야 한다.

김광범 전(前) 제약특허연구회 회장은 "미국 의약품 유통구조가 국내와 다르고, 제네릭 허가절차나 약가체계가 달라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국내 제약사 품목 중 미국시장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것은 대웅제약의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메로페넴'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 조원희 변호사도 "미국 진출에 앞서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단기 혹은 중장기 계획을 설정해야 한다. 현지 진출 방식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현지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 사업적·규제적·법률적 위험 요인 점검과 함께 특허·IP확보 및 유지 전략 등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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