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C 조사 진행···휴젤 '美 허가·출시 계획대로 추진'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 예정, 메디톡스 '국내 추가 소송 등 검토'
2022.05.04 05: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메디톡스가 휴젤을 상대로 제기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본격화된 가운데 휴젤이 조사 여부에 상관없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허가 및 출시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5일 메디톡스와 휴젤 등에 따르면, ITC는 지난 5월 2일(현지시간) 메디톡스-휴젤 간 소송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메디톡스는 금년 4월 1일 휴젤이 자사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해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미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휴젤과 미국 파트너사인 크로마파마, 두 회사의 합작법인인 크로마파마를 상대로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조사 착수에 대한 양사 입장은 엇갈렸다. 메디톡스는 휴젤의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것이라면서 날을 세웠고, 휴젤 측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 조사 착수 결정으로 휴젤의 불법행위가 낱낱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번 소송을 통해 지적재산권 보호뿐만 아니라 K-바이오 음지에 고질적 병폐로 남아 있는 악의적 기술 탈취 행위를 바로잡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휴젤 관계자는 “이번 조사 개시는 통상적 절차일 뿐 메디톡스 주장에 근거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ITC 조사에 필요한 모든 법적 절차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메디톡스의 허위주장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ITC 조사 착수로 인해 휴젤의 미국 진출에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ITC 조사 결과 발표가 이뤄질 예상 시점이 휴젤의 미국 진출 예상 시점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까닭이다. 
 
ITC가 조사에 착수하면 통상적으로 45일 이내 목표일을 설정한다.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이번 소송 관련 전반적인 타임라인이 공개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ITC 조사 개시 이후 7~9개월 뒤 구두심리에 들어가며, 예비판결까지는 12~14개월 내외 소요된다. 이후 16~18개월 내 ITC 최종판결이 결정된다.
 
이 시간 순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12월~내년 2월중 구두심리, 내년 5~7월 중 예비판결을 거쳐 내년 9~11월 중 ITC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현재 휴젤은 자사 보툴리눔톡신 ‘레티보’에 대한 미국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휴젤 측은 금년 하반기 내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올 하반기 FDA 품목 허가가 승인되면 본격적인 수출품 생산에 들어간다”며 “물량 생산 이후 품질조사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시장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메디톡스-대웅제약 간 ITC 소송 경과를 살펴보면 발표까지 다소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9년 1월 31일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ITC는 같은 해 3월 1일 공식 조사에 착수하고, 예비판결 예상 시점을 2020년 6월로 발표했다.
 
하지만 예비판결은 2차례 연기되면서 조사 착수 이후 약 17개월 뒤인 2020년 8월 6일 이뤄졌다. 이후 최종판결도 2차례 미뤄진 끝에 지난해 1월 14일 결정됐다. 조사에 착수한 지 약 22개월 만이다.
 
한편, 휴젤은 GS그룹의 인수 완료 소식을 통해 ITC 소송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GS그룹이 이번 소송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 4월 29일 휴젤은 GS그룹과의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고 ‘딜클로징’을 선언했다. 또 GS그룹에서 오너 4세인 허서홍 부사장(미래사업팀장)이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사진에 합류했다. GS그룹과의 유대감을 강조하면서 향후 소송에서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휴젤은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 미국 허가 및 출시도 ITC 소송 과정과 무관하게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휴젤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기존에 벌였던 소송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회사에서는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가 100% 이길 것으로 장담하기 때문에, 계획 변경없이 원래대로 추진한다. 내년이면 미국 의료현장에서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메디톡스도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소송 등 추가 카드를 당장 꺼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긴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곧 사실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며 “당장 추가 소송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국내 소송 추가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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