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글로벌 패권국가 정책 기조된 '제약주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강화 추세 확연, "국산 필수약 자급률 상승 포함 지원 절실"
2022.09.16 06:32 댓글쓰기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자국의 제약주권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제약산업 보호와 양성을 위한 정책 지원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 이후 제약 주권 강화가 글로벌 기조가 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각 나라의 의약품 수출이나 수입이 일부 제한됐고 의약품 생산을 위한 원료의약품까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제약주권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여러 선진국들이 자국 제약산업 보호와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초 의약품 제조부문에 300억달러, R&D 부문에 18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도 바이오의약품 자국 생산 확대를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은 코로나19로 필수약 공급 중단사태가 벌어진 이후 유럽제약산업전략을 채택하고 새로운 제약법 개정을 목표로 국가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국의 제약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다.


일본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의 국내 제조·공급하는 사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국가와 사업자가 1:1 매칭하는 조건으로 1건당 최대 10억엔을 보조한다.


중국도 자국 원료의약품 산업 경쟁력 제고와 공급망 정비에 대한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유럽 등은 제약산업에 있어 한국보다 기술력이 앞서 있고 의약품 자립도가 높은 나라임에도 제약주권이 국가안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 "원료의약품 자급 등 정책적 지원 절실한데 정부는 묵묵부답"


반면 국내 제약업계는 정부가 제약산업 양성과 제약주권 강화에 손을 놓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히 제약주권 강화를 위한 선결 조건인 필수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 요청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원료의약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성분도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가 의약품 원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특히 원료의약품 자급을 위해 업계에서는 인센티브 등을 건의했으나 정부는 묵묵부답"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내에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부가 정한 필수의약품 510여개 중 원료의약품 자급이 이뤄지는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중국과 인도 원료의약품 가격은 국내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아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는 자급률 상승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자국산 원료약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이나 국산 원료약이 사용된 의약품에 대한 약가 가산 등을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제약 관련 정책 중 상당수가 약가 인하 등 건보재정을 줄이기 위한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한국 정부 기조는 제약산업을 양성하는 데 무관심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펜데믹은 치료제나 백신이 안보와 직결돼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만큼 국내에서도 제약주권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