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일약품 공장 화재, 원료의약품 수급 차질 불가피
국내 다수 제약사 원료약 공급…회사 "하길·반월 공장 최대한 활용 예정"
2022.10.04 05:59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화일약품 향남 상신리 공장에서 일어난 화재로 인해 해당 업체로부터 원료의약품을 수급받던 국내 업체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일약품은 상신리 공장 외에도 향남 하길리 공장과 반월 공장이 었어 이를 활용해 최대한 피해를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체 물량을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30일 화일약품 향남 상신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약 4시간만에 진화됐으나, 이 과정에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남자직원 1명이 건물 뒤편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해당 직원은 이 회사에 경력직으로 금년 7월 입사, 약 2개월여 만에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조만간 사망한 직원에 대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는 총 10여명이 발생했으며, 부상자 중 4명은 두부회상 등 중상, 나머지는 연기를 마시는 등의 경상이었다.


화재 발생 당시 주위의 생산공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느낄 정도의 강한 폭발이 일어났으며, 주변의 공장까지 폭발 잔해물이 날라가기도 했다. 다행히 주변 공장까지 불이 번지지는 않았다.


화일약품은 지난 7월 안전과 보건을 기업 최우선 가치로 인식하겠다는 내용의 '안전보건 경영방침 및 목표 공표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화재를 막을 수는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고 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히 처벌하도록 요청했다. 


중대재해법은 근로자 1명 사망 등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의무를 따져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법이다.


경찰은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은 4일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화일약품, 화재보험 가입으로 피해액 보전


화일약품은 지난해 10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는 국내 대표 원료의약품 업체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원료의약품에서 발생한다.


이 회사는 생산공장 3곳을 가지고 있다. 화성 향남에 상신공장과 하길공장이 있으며, 안산 반월에도 공장 1곳이 있다. 향남에서는 원료의약품을 주로 생산하며, 반월에서는 항생제가 주력이다.


생산공장 세곳의 장부액은 상신공장 150억, 하길공장 33억, 반월공장 63억 등 총 246억원 가량이다.


특히 상신공장의 토지를 제외한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비품 등의 자산은 13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화일약품은 공장 소실로 인한 금전적인 손실이 예상되지만, 화재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화일약품 상신공장은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보험가입금액은 241억에 이른다.


화일약품은 "소방서와 경찰에서는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며,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이 제한돼 재해발생금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화재로 인한 손실액은 현재 확인 중이며, 금액이 확인되는 대로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료의약품 공급 업체에도 영향 불가피 


화일약품은 국내 원료의약품 공급업체 중 규모로 보면 손에 꼽히는 업체로, 국내 다수의 제약사가 화일약품 원료약을 공급받아 완제약을 만들고 있다.


주요 원료약은 EDST(진해거담제), TRPR(진경제), ACCL(진통소염제), LVSP(위기능조절제) 등이 대표적이다.


성분별로 보면 ▲나프토피딜 ▲레보설피리드 ▲리바스티그민 ▲몬테루카스트나트륨 ▲바레니클린 ▲바레니클린푸마르산염 ▲아가트로반수화물 ▲아세클로페낙 ▲암브록솔염산염 ▲에르도스테인 ▲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 ▲엔테카비르 ▲옥사토마이드 ▲콜린알포세레이트 ▲클렌부테롤염산염 ▲클로피도그렐황산염 ▲탈니플루메이트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 ▲테라조신염산염수화물 ▲토파시티닙수화물 ▲토파시티닙시트르산염 ▲트리플루살 ▲티로프라미드염산염 ▲폴마콕시브 ▲플로로글루시놀수화물 등이다.


사고 조사가 아직 시작도 안됐기 때문에 생산공장 사고 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아직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에는 공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이 경우 건축이나 식약처 GMP 인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일부 리모델링이나 시설 보수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으나, 이 조차도 짧은 기간 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화재로 인해 열기나 연기 등에 의해 시설 대부분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GMP 획득까지 염두에 둔 보수 과정에는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화일약품은 "상신공장 화재로 하길공장과 반월공장을 최대한 활용해 매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화일약품 상신공장 연간 가동률이 80% 수준에 이르고 있어 상신공장의 생산량 전체를 나머지 2개 공장이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신공장이 재가동하기까지 일부 원료약 성분은 공급 중단될 여지도 있어 화일약품 원료약을 사용하는 업체들의 대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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