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기관 데이터 공유를 통한 연구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중앙의료원이 AWS(아마존 웹서비스)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연구를 진행한 사례가 공개됐다.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고태훈 연구조교수는 최근 각 산업 업종별 AWS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AWS 서밋 코리아'에서 가톨릭의료원의 연구 작업을 소개했다.
고태훈 교수는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보건의료 데이터 및 인공지능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데이터의 선제적 개방을 강조했다"며 "병원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를 가공해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료기술 및 신약개발 연구에 있어 빅데이터 활용은 이제 특별하다기보다 필수 요소가 돼 가고 있다. 그러나 개별 의료기관에서 빅데이터 연구를 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을 구축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고태훈 교수는 "의료데이터 활용에는 다양한 제약이 따른다. 잘 알려진 개인정보 유출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데이터 활용 인프라 구축이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일례로 의료데이터는 연구 가능한 환경에 안전하게 반출되고, 연구 후 폐기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런 프로그램을 갖추는 비용이 많이 든다. 또 기관생명윤리위원회 등의 인가를 받지 않으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가톨릭의료원은 의료기관 데이터 활용 및 폐기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대신 민감한 데이터는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 체계를 목표로 아마존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했다.
데이터를 연구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만들어 작업하고, 외부인이 데이터를 반출할 수 없다. 분석 결과는 관리 계정을 보유한 의료원에서 승인해야 별도로 반출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고 교수는 “의료기관은 관리계정을 보유해 데이터 보관과 폐기를 결정하고,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구의 전 주기 관리가 가능토록 유연한 연구환경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가톨릭의료원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난임 배아 자동평가 및 임신 성공률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난임 시술 성공률에서 배아 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하지만, 현재 배아 선별은 직접 채취에다가 주관적 판단이 개입돼며 비용도 많이 든다.
이에 배아의 현미경 촬영 영상을 임상정보와 같이 볼 수 있는 디지털 장부를 만들어 새로운 이미지를 평가하는 모델 개발을 시도한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점차 필수화되는 만큼 의료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폐기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고 교수는 “민감한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에서 데이터를 개방, 활용하는 체계를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해 구축한 셈”이라며 “이를 실제로 활용하려는 행정 프로세스도 논이 중에 있다. 앞으로도 AWS의 환경에서 난임 시술의 임신 성공률을 증가시키는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