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업계도 'ESG 경영'···씨젠·한스바이오메드 등 적극
조직 재편하고 국제표준 획득 포함 다양한 전략 수립·추진
2022.05.10 05:16 댓글쓰기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 가치와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의료기기 업계에도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ESG 경영 취지에 맞춰 환경과 사회적 책임,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조직을 재편하거나 국제 표준을 획득하는 등 각기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가장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 씨젠이다.  씨젠은 금년에 ESG 경영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ESG 전담팀을 만드는 등 ESG 경영을 위해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하고 있다.


특히 이사회 내 위원회 설립 근거를 마련하며 지배구조 리스크도 해결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소위원회 설치 조항을 정관에 추가했다.


현재 씨젠 이사회에는 별도의 위원회가 없고 감사는 상근감사제도를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관 개정으로 씨젠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기타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위원회 등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의료용 시술재료 전문기업 한스바이오메드도 ESG 경영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는 특히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컴플라이언스'라는 경영 철학을 내세워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영활동 시 발생할 수 있는 부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익명 신고게시판인 '클린한스'를 구축한 데 이어 부패방지관련 법령을 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윤리경영뿐만 아니라 직원 업무환경과 복지도 대폭 개선했다. 유연 근무제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직원 복지를 위해 조기퇴근 제도, 교육비 지원, 자녀입학지원금 지원, 임대보증금 대출제도 등 다양한 사내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기업 이오플로우도 올해 초 ESG 경영 실천을 다짐하는 선포식을 열고 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이오플로우는 정직하고 투명한 업무 수행, 임직원 윤리의식 제고, 사회적 책임 완수 등을 담은 '9대 윤리복무규범'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9대 윤리복무 규범을 사내 포스팅으로 상시 공유, 임직원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회사는 매년 윤리경영 선포일에 윤리복무 규범 준수와 관련된 리마인드를 진행해 윤리경영 인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DK헬스케어도 지난해 준법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 표준 인증인 ISO 37301을 획득하며 ESG 경영을 위해 힘쓰고 있다.


ISO 373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지난 4월 국제사회의 합의를 거쳐 정식적으로 제정한 준법경영시스템이다. 이번 인증을 받은 기업은 조직의 지배구조, 산업 규약 및 관련 법률을 준수하기 위한 조직 내 컴플라이언스 경영 시스템 수립 및 유지가 요구된다.


DK헬스케어는 ISO 37301 인증을 받으며 ESG 경영 원칙에 맞는 준법경영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러한 동참 행렬에도 여전히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타 산업과 달리 업계 전반에 걸친 조직적인 움직임은 미진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도 회원사 ESG 경영 실천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전반적인 관심은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 윤리를 강조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논의를 할 만큼 고민이 있었다"며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지니기 위해 결국 ESG 경영도 어느정도 따라야 하는 흐름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ESG 경영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갖춰야 하는 필수조건이라는 데는 공감하지만 오히려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많은 업체가 ESG 경영을 도입하고 싶어도 워낙 새로운 개념이라 이해하는 게 쉽지 않을 뿐더러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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