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농장에서 아동 노동착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계무역기구는 비윤리적으로 커피콩을 생산하는 국가의 커피콩 수입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AI)도 개발하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관점을 배제할 경우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2'에서 김남국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인공지능 기반 영상진단 기술 최신 동향 및 전망'을 발표하며 이같이 당부했다.

최근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에 의료계 관심이 뜨겁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의료진 진단 보조 역할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신약 발굴 등 활용 범위도 점차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뷰노, 루닛, 딥노이드, 제이엘케이 등 AI 기술을 기반으로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각종 질환 진단을 의료 AI 전문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유수 저널에서도 AI 기술이 다양한 질환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전문의에 필적하는 정확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임상 현장에서 영향력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김남국 교수는 "딥러닝 기술은 영상, 음성 등 특정 영역에서 인간을 준하거나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는 이를 이용해 어떻게 의료시스템을 개선해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치료할 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AI 기술을 접목한 기술이 임상에 도입되면서 종양 진단, 치료, 약물 스크리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획기적인 개선책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딥 러닝 기술은 임상에서 영상해석능력, 정확성을 높이고 진단 및 치료 자체가 복잡한 종양 부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된다.

다만 AI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윤리적 쟁점도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커피농장에서 아동 노동착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계무역기구는 비윤리적으로 커피콩을 생산하는 국가의 커피콩 수입수출을 금지하고 있다"며 "의료 AI 기술도 상업화를 정당화 하기 위해서는 윤리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유럽에서 AI 기술을 비윤리적으로 개발할 경우 사용할 수 없도록 법 제정을 할 만큼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도 환자데이터를 보호하거나 환자 사생활에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이러한 쟁점은 여전히 논란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환자데이터 소유자, 데이터를 활용한 이익 배분 문제 등도 딜레마"라며 "기술 수준과 의료시스템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의료진과 인공지능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교윤 기자 (yu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