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정부가 빠르면 올해 말까지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에 나선다. 새 정부 정책 공약으로 언급된데 이어 의료계가 ‘반대’에서 ‘수용’으로 선회한 덕분이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26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정책으로 비대면 진료를 꼽으면서 향후 계획을 전했다.
고 과장은 “새 정부 공약으로 제시된데다 의사협회도 수가를 제외한 방향성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곧 협의체를 꾸려 논의를 가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안을 만들게 된다. 현재 비대면 진료 관련 2가지 법안이 발의된 상황에서 수정된 대안을 가지고 논의를 가지게 된다.
제도화가 목표로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약단체와 논의를 이어오고 있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산하에 비대면 진료 협의체가 꾸려진다. 내주 열릴 회의에 해당 안건이 올라간 상태다.
비대면 진료를 동네의원으로 한정하거나 지역 및 의사 당 환자수 제한 등에 대해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의원급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고 과장은 “의원급에서 담당하기로 잠정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지역 제한은 검토될 예정인데 차등수가제처럼 의사 1인당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를 받게 될 대상자도 제한해 모든 일반인에게 열어두진 않게 된다. 대면진료가 어렵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중심으로 먼저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에도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포함됐다. 지역 필수의료체계 육성을 통한 ‘지역 완결형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제안됐으며, 취약지와 만성질환 대상 동네병·의원에서의 비대면진료 활성화라는 기준점이 제시됐다.
대한의사협회도 원격(비대면) 진료에 대해 전면적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하며, 모든 사안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더 이상 늦출 경우 실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논란과 거부감이 있는 플랫폼 업체에 대해서 복지부는 관심 밖이다. 정책에 있어 고려 대상도 아니다. 다만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시 플랫폼 업체가 없으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는 만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 과장은 “플랫폼 업체를 장려하진 않는다. 제도화 측면 및 보건의료적 관점에서 대면진료로 어려운 환자들에게 비대면 진료의 길을 열어줄 뿐이지 플랫폼 업체를 살리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 입장에선 도서벽지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 대한 진료를 해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게 된다. 다만 실제 운영되려면 현행 체계에선 플랫폼 업체 없이는 의료계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