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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하위권 씨젠, 전담팀 설립 등 대대적 손질
지속경영 보고서 발간·이사회 구조 개선···코스피 이전상장 탄력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진행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D’를 받은 씨젠이 등급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지난달 ESG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ESG 경영 방향성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앞서 ESG 등급 하락으로 차질을 빚은 코스피 이전상장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씨젠은 지난해 3월 "ESG 경영을 도입해 주주 친화정책과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진행한 평가에서 오히려 C에서 D로 강등되며 곤혹을 치렀다. 각 부문별로 환경은 D, 사회는 C, 지배구조는 D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D는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평가다. 당시 씨젠은 전년에도 취약 등급인 C등급을 받았던 만큼 ESG 열등생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씨젠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으로 외형을 키우는데는 성공했으나 비재무적 요소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실제 씨젠은 과거 주문량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을 대리점으로 임의로 반출한 뒤, 이를 매출로 잡아 매출·매출원가·관련 자산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하는 회계 처리기준을 위반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과징금을 부과받고 담당 임원 해임도 권고받기도 했다.
씨젠은 최근 이 같은 리스크를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최근 ESG 전담팀을 만들었다. 외부에서 ESG 등급 개선을 위한 컨설팅도 꾸준히 받고 있다.
특히 이사회 내 위원회 설립도 추진하며 전사적인 손질에 나선 모습이다.
씨젠은 지난 3월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소위원회 설치 조항을 정관에 추가했다. 현재 씨젠 이사회에는 별도의 위원회가 없다. 감사는 상근감사제도를 택하고 있다.
정관 개정으로 씨젠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기타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위원회 등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위원회 설립은 지배구조에 해당한다.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지배구조 등급 분야에서 개선 효과를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씨젠 관계자는 “지난달 ESG 전담팀을 만들었지만 ESG 등급 개선을 위한 노력은 지난해부터 시작해서 계속 이어오고 있다”며 “추후 긍정적인 ESG 평가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씨젠이 ESG 경영 강화에 나서면서 지난해 차질을 빚은 코스피 이전 상장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당시 회사는 “이전상장 평가 요소 중 ESG 관련 사항을 관계 당국이 엄격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 무리하게 이전상장을 추진할 경우, 평가상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일정을 미룬 바 있다.
현재 코스피 이전상장이 기각될 경우 3년간 재신청이 불가하다.
현재 씨젠은 ESG 관련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한 후 코스피 이전과 관련된 다양한 상황 변수를 재검토하고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씨젠 관계자는 “ESG 경영을 착실히 이행하면서 이전상장에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여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