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도입 등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에 이어 약제비 총액예산제도 서둘러 도입, 거품을 제거해야 건강보험재정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김진현 교수는 1일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에서 열린 금요조찬세미나에서 '약가관리 정책의 개편 방향'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현행 기등재 의약품 상한가 인하안에 따르면 단독 등재 오리지널 제품은 경제성 평가를 통한 목록 정비 유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 가격 협상 당시 예상 사용량보다 30% 이상 증가한 경우 10% 이내 가격으로 인하 조정되는 사용량-가격 연동제가 운영되고 있다.
김진현 교수는 "그러나 현행 사용량-가격연동제는 가격인하 효과가 미미하다"면서 "사용량이 예상 사용량보다 400% 증가한 약품이나 3000% 증가한 약품 모두 가격 인하 폭이 9%대로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처음 등재 신청 시 제약사는 예상 사용량을 의도적으로 낮게 추정해 제출하려는 유인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에 김진현 교수는 "사용량이 당초 예상보다 증가할 경우, 가격 인하폭을 사용량과 체계적으로 연동해 예상 사용량을 의도적으로 낮게 추정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고 실제 사용량이 증가한만큼 그에 상응하는 가격인하가 수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현행 실거래가제도나 저가구매인센티브제가 약가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김진현 교수는 "특허만료 의약품의 상한가 일괄 인하는 이론상 약제비 절감효과가 있지만 제외되는 품목이 지나치게 많고, 분할인하 등 실제 인하효과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성분간 비교를 위해서는 현행 기등재평가 방식이 여전히 가장 유효한 정책 수단이라는 것.
그는 특히 "약가 관리 뿐만 아니라 사용량 및 총약제비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약제비 총액예산제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가는 약제비 관리의 일부분으로 약가 관리 뿐만 아니라 사용량 관리 및 약제비 관리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진현 교수는 "의약품 사용의 주요 결정자는 의료 공급자다. 현행 약제비 보상방식에는 의료 공급자의 의약품 사용 결정에 따른 재정적 위험 분담 기전이 전혀 없다"면서 "의약품 과다처방으로 약제비가 일정 비율을 초과할 경우 의료비 보상 수준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