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 없는 환자, 첨단의료치료제 기회 확대 필요'
제11회 헬스케어 미래 포럼 개최, 첨단재생의료 발전 방안 등 모색
2022.03.04 14: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외국에서는 환자가 재생의료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를 위해 개발단계부터 치료제, 치료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게 바로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3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사업진흥원이 주관한 '제11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에서 박소라 재생의료진흥재단 이사장이 이 같이 말했다.

'첨단재생의료 안전한 적용과 치료기회 확대를 위한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박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첨단재생의료 최신 동향을 짚고 상용화를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재생의료는 손상된 인체 세포나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시켜 기능을 정상적으로 복원하거나 새로 만들어내는 의료기술을 말한다.

질병의 근원적인 치료인 맞춤의료를 가능케하는 융복합치료 기술로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 등으로 나뉜다.

박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첨단재생의료 산업 동향을 짚으면서, 환자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재생의료치료제 시장 연평균 27.7% 성장
 
박 이사장은 먼저 5년 내 첨단재생의료 분야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전 세계 재생의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22.7%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 유전자치료제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25%로 가장 높다.
 
특히 아시아 재생의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1%로 성장해 유럽과 북미 성장률을 뛰어넘는다.
 
실제 2021년 6월 기준 전 세계 재생의료치료제 개발 기업은 총 1195곳이다. 이는 전년 대비 200개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박 이사장은 "국내에서도 SK, CJ 등 유수 대기업이 해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인수하는 등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생의료치료제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성장 속도가 오히려 더뎌지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이사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일찍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나 2016년 이후 개발 속도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외국의 경우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치료제 등 다양한 재생의료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세포치료제에 지나치게 편중됐다"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짚었다.
 
제한적 시술·건강보험 급여화 등 환자접근성 증대

박 이사장은 첨단재생의료는 치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질병의 근원적인 치료인 맞춤의료를 실현해 환자에게 삶과 희망을 선사할 수 있단 얘기다.
 
그는 이러한 이유에서 재생의료 분야에서 환자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환자접근성이란 환자를 적시에 치료하는 것"이라며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를 위해 임상연구 단계부터 전 주기에 걸쳐 환자가 재생의료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외국에서는 자유진료, 제한적 시술 등 환자가 재생의료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재생의료 치료제가 대부분 고가인 점을 짚으면서 "건강보험 급여체계 정립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화를 위한 '해외 네트워크' 형성
 
이날 박 이사장에 이어 박남철 Aetas Global Markets 대표도 ‘첨단재생의료, 글로벌화 기회와 장벽’을 발표하면서 재생의료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위한 제언을 이어갔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의 20년 전부터 재생의료 분야 연구를 시작했으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는 대부분 응용분야 위주로, 원천기술과 기초과학은 미흡하다"며 "해외 기술과 인력에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실제 중국 등 외국 기업의 경우 대규모 인적, 재무적 투자를 집행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활동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는 단순히 기술적인 차원을 넘어 상업적 성과를 가르는 요소"라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오픈이노베이션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학교-기업-병원-정부 협업은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방형 혁신과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는 토론 패널로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의 제언도 이어졌다.

송시영 연세의대 교수는 "재생의료 분야는 미래를 지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첫 번째는 기술력이고, 두 번째는 제도, 세 번째는 산업 활성화"라며 논점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최병현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 사무총장은 "우리나라가 재생의료 기술 개발은 앞섰으나, 흔히 노벨상을 받을 만한 기술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제도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조인호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장은 기술력에서 나아가 인프라에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기업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중개임상, 치료제 상용화 등까지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단장은 "기초연구가 중개임상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임상연구가 제조과정으로 가지 못하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사업단의 가장 큰 목표는 첨단 치료제를 만드는 것보다 사업 인프라를 공고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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