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한국거래소에서 주권매매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업체들이 거래재개를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는 등 쇄신 작업이 한창이다.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은 물론 기존 사업을 접고 신사업에 뛰어드는 등 재무건정성을 위한 결단도 내리는 모습이다.
현재 거래재개 기대감이 가장 높은 주인공은 신라젠이다. 신라젠은 지난해 5월 경영진 횡령 및 배임 사건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으나, 지난 21일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하며 회생 기회를 노리고 있다.
거래소는 규정에 따라 1월 18일 이내 기심위를 열고 신라젠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거래재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져왔다.
앞서 거래소는 신라젠에 ▲지배구조 개편 ▲경영진 전면 교체 ▲경영투명성 확보 ▲재무요건 충족 등을 거래재개 요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신라젠은 기존 사내외 이사를 전원 교체한 데이어 지난 7월 유상증자를 발행하며 철강제품 제조사 엠투엔을 최대주주로 받아들이며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뉴신라젠투자조합1호를 대상으로 400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총 1000억원대 자금을 조달하는 등 신사업을 위한 동력도 마련했다.
신라젠은 경영지속성을 위해 항암 후보물질 '펙사벡'과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을 도입하며 새로운 파이프라인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수익성이 불안한 요소로 지적되지만 회사 측은 "매출 확보를 위한 신사업 진출 등 다양한 계획이 준비돼 있다”는 입장이다.
신라젠과 마찬가지로 경남제약헬스케어도 거래재개를 위한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섰다.
경남제약헬스케어, 적자 사업 접고 신사업 역량 강화
경남제약헬스케어는 지난해 4월 경영진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발각되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주요 관계자 3인은 자기자본 3.15%에 해당하는 13억6000만 원 규모 횡령을 저질렀다.
경남제약헬스케어도 거래소에서 개선기간을 부여받는데 성공했으나 지난 5월 횡령 및 배임에 이어 불성실 공시 누적 벌점, 적자 누적 등으로 '상장폐지' 심의를 받으며 거래재개엔 실패했다.
이후 지난 7월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또 다시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는 현재 거래소 심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와 무관하게 재무건정성과 경영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적자 사업인 마스크 사업을 중단하고 온라인커머스와 스마트카 사업을 강화해가겠단 구상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 10월 최대주주인 블루베리NFT에 마스크 공장을 34억원에 매각하며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
이보다 앞선 7월에는 블루베리NFT와 경남제약을 대상으로 40억원대 3자배정 유증을 단행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비주류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캔서롭·쎌마테라퓨틱스, 새 경영진 영입 등 체질개선 노력
4년 연속 거래정지에 머물고 있는 캔서롭도 최근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등 환골탈태 작업에 돌입했다.
캔서롭은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를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로 변경하는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새 상호명은 진단(Dx) 사업에서 축적한 인프라 기반 위에 백신(Vx)을 더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캔서롭은 또 코리 LLC 박상태 대표이사, 코리컴퍼니 이용구 부사장,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박상태 대표이사는 하버드 및 보스턴대학 미생물 연구원과 마크로젠 미국법인장, 소마젠 CEO를 지낸 미생물학 박사다.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돼 경영 총괄과 진단 기술 개발 및 백신 사업, 해외 기관들과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연구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용구 부사장과 안치우 부사장은 사업전략과 영업마케팅을 담당한다.
박상태 대표는 "기업 쇄신으로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여 단기적인 목표인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전략적인 신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사업 목적에 ▲보건식품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식품 등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유아용품 임산부용품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등을 신규로 추가하며 매출 증대를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이밖에 지난 3월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쎌마테라퓨틱스도 현재 경영 컨설팅 업체 에이치트레포트에 지분을 넘기면서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했다. 회사는 현재 경영권을 양도하는 방안도 검토하면서 새출발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