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횡령·배임 등으로 코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놓인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의 운명이 이번주 판가름 난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결정한다. 또 18일까지 신라젠 상장 폐지 여부를 가린다.
앞서 지난달 3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가 2215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횡령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당초 지난달 24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관심이 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예비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영업일 기준 20∼35일 동안 심사를 거친 후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유지·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를 가리게 된다. 심사 대상에 오르지 않는다면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거래는 다음날부터 재개된다.
아울러 신라젠도 오는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 폐지 여부가 가려진다. 신라젠은 지난달 18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 규정에 따라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인 오는 18일까지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기간 부여 등을 심의·의결한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신라젠은 곧바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신라젠 상장폐지, 상장유지, 개선기간 부여 중 하나를 결정한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회사 이의신청을 통해 3심에 해당하는 회의가 다시 열린다.
두 회사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자 소액주주들도 집단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신라젠 소액주주는 2020년 말 기준 17만4186만명,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만9857명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 "주가 손해 불가피"...손해배상 소송 제기
먼저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들은 회사와 임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오킴스 엄태섭 변호사는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 26명을 대리해 2억3000여만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엄 변호사는 오스템임플란트 주식회사와 엄태관 대표이사, 그 외 등기이사, 최대 주주 등을 상대로 자본시장법상 책임을 묻는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엄 변호사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대규모 횡령 사실이 공시된 이상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주주들의 손해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고와 회사 부실 공시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대리해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소송 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5월과 8월, 11월 자 보고서에 횡령과 관련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회계법인을 상대로도 외부감사법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과 관련한 소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에는 이미 1000명이 넘는 피해 소액주주가 모였다.
앞서 법무법인 한누리는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금액을 회복한다고 해도 소액주주 피해 복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대표 소송이나 부실 공시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신라젠 소액주주, 상장폐지 결정 부당 호소...한국거래소 고소
오스템임플란트와 달리 신라젠 소액주주들의 분노는 한국거래소를 향하고 있다.
신라젠 주주연합은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지난 9일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신라젠 주주연합은 "한국거래소가 대한민국 국민 재산권을 수탈하고 있다"면서 "한국거래소는 OECD 회원국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선관의무를 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거래소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신라젠 임상은 회사가 결정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서류상 결과만 두고 내린 부당한 상장폐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주주연합은 "관련 민형사 소송을 통해 묻지마 상장페지를 결정한 거래소 민낯을 샅샅이 공개하고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한국거래소는 무성한 의혹에 대해 감추고 숨기려 하지 말고, 진실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주주연합은 또 신라젠 상장폐지 발표 전 최대주주인 엠투엔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진 점을 두고 거래소가 상장폐지 결과를 사전에 유출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주주연합은 "엠투엔 주가가 기관들의 매도로 폭락하기 시작했고, 18일 하루에만 185만주에 달하는 기관 투매가 있었다"며 "이는 평소보다 18배나 많은 물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법인 와이케이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고 1000명의 소액주주가 민·형사소송에 함께 한다"며 "2월4일 법원에 기심위 의사록 및 CCTV 등 증거보전신청을 해둔 상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