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135년 역사를 지닌 미국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J&J)가 소비자 건강제품 부문과 제약·의료장비 등 2개로 회사를 분할한다.
지난 9일 제너럴렉트릭(GE)가 항공, 헬스케어, 에너지 등 3개 회사로 분사를 결정한다고 발표한 지 사흘 만이다. 이른바 ‘기업 쪼개기’가 새로운 경영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J&J는 회사를 소비자 건강제품 부문과 제약·의료장비 부문 등 2개 회사로 분사할 계획이다.
밴드에이드 반창고·타이레놀·구강청결제 리스테린·스킨케어 브랜드 아비노와 뉴트로지나 등은 소비자 건강제품 부문으로 분리한다.
처방약·의료장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제약 부문은 기존 회사명인 J&J를 사용한다. 회사는 내년 1월 취임 예정인 호아킨 두아토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어 간다.
현 CEO인 알렉스 고르스키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소비자 욕구 충족을 위한 최고 방법은 소비자 사업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18~24개월 안에 소비자 부문을 분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약·의료장비 사업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며 “우리 목표는 두 개의 글로벌 리더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J&J는 제약·의료장비로 770억달러(약 90조8215억원), 소비자 제품으로 150억달러(약 17조6925억원) 매출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분사 발표는 더 있다.
지난 9일 GE는 회사를 항공, 헬스케어, 에너지 등 3개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헬스케어는 오는 2023년까지, 에너지 부문은 2024년까지 분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독일 대표 제조기업 지멘스도 지난 2018년 헬스케어 부문을, 2020년에는 에너지 사업부를 분사한 바 있다.
필립스도 역시 2015년 일찍이 조명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해 의료기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전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고 의료기기 사업 비중을 키웠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잇따른 분사 추진은 문어발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주력 사업 위주로 조직을 재편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업 분사가 새론 경영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부터 의료기기사업 분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회사는 이듬해인 2015년 “의료기기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지난해 김용관 부사장이 의료기기사업을 새로 맡으며넛 분할 등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메디슨 대표 자리도 받으면서 이들의 통합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이 의료기기사업을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지만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트렌드에 편승해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