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작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진료(전화상담·처방)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화상담 및 처방을 경혐한 의사와 환자 반응이 차이가 나서 향후 원활한 비대면 진료를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 열린 대한예방의학회 제28회 대한기초의학 학술대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한상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이 의료이용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기에 있던 2020년 2월부터 6월까지 전화상담 및 처방 약 56만 7390건 발생했다. 외래 진료 10만건 당 249건이다.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2020년 2월 초창기에는 종합병원 이상급에서 전화상담·처방 참여가 높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1차의료기관 참여도 늘어났다.
10만건당 발생 비율로 볼 때 요양병원이 102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790건, 종합병원이 741건, 병원급 271건, 의원급 151건 순이었다.
전화상담·처방 이용환자들의 연령대는 45세~65세 그룹이 21만 2839건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그 뒤로 65세~79세 16만 284건, 80세 이상 7만9267건, 19세~44세 그룹 7만7249건, 0~18세 그룹은 3만7751건 등으로 집계됐다.
중증도를 구분해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전화상담 이용 환자 50% 이상에서 동반질환지수(CCI) 점수가 1점 이상이었고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에서 그 기준이 높았다.
전화상담·처방 다빈도 질병으로는 만성질환과 급성기관지염 등의 비중이 높았다.
김 연구원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당뇨병, 협심증, 뇌경색증이 많았으며 종합병원에서는 당뇨병, 고혈압, 뇌경색증이 병원에서는 고혈압, 조현병, 당뇨병이 요양병원에서는 알츠하이머, 조현병, 고혈압이 의원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급성기관지염이 높은 비중을 보이며 종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화상담·처방 만족도와 유효성, 공급자는 '반신반의' 이용자는 '긍정적'
전화상담 및 처방을 경험한 의사와 환자의 후기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김 연구원은 “전화상담·처방 만족도 조사를 의료공급자 23명과 이용자 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반응이 같은 것도 있었지만 다른 것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공급자, 이용자 모두 만성질환자에게 전화상담·처방이 유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의사 소통'의 경우 공급자와 이용자의 결과가 달랐다.
김 연구원은 “공급자의 경우 의사 소통에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답했지만 이용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공급자는 환자 인지능력과 장소(공공장소 또는 운전 중)에 따라 소통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답한 반면 이용자는 오랜시간 동안 진료를 받아왔던 의료기관 및 라포가 형성된 의사에게 진료받아 의사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유효성과 효과성에서도 공급자와 이용자는 차이를 보였다.
김 연구원은 “공급자는 전화상담·처방의 유효성과 효과성을 확인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이용자는 동일 약제 처방으로 대면진료와 다르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만족도에서도 공급자와 이용자가 의견이 갈렸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일부가 만족하고 다수는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 한시적, 제한적 시행에는 찬성하지만 전면적 비대면 진료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반면 이용자 측은 만족도와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용자와 공급자의 다른 비대면진료 느낌과 관련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게 김 연구원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 및 대상에 대한 연구 및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환자안전과 의료 질을 중점으로 환자 비대민 진료 가이드라인과 비대면 의료 시행시 환자 및 의료기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원화된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