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기 적용 어디까지 확대될까
효용성 높아지면서 외래 뿐 아니라 입원·중환자실 환자도 적용 가능
2021.08.01 18:2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최근 국내 도입이 확대되면서 당뇨병 환자 관리에 연속혈당측정기(CGM) 사용이 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 수치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며 혈당 조절 목표 범위를 벗어날 경우 알람 기능도 있어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올해 초 미국 당뇨병학회가 최신 지침에 연속혈당측정기(CGM) 중요성을 부각시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애보트, 메드트로닉과 덱스컴 등 글로벌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해외 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국내 환자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암암리에 사용해 오던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Freestyle Libre)다. 해당 장비 또한 다른 측정기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측정값을 볼 수 있다. 센서는 14일마다 교체해야 한다.
 
메드트로닉코리아가 국내에 판매허가를 받은 연속혈당측정기 가디언 커넥트 시스템(Guardian Connect System)은 피부 표면에 부착된 글루코스 센서를 통해 세포 간질액에서 연속적·주기적으로 글루코스 농도를 측정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5분 간격으로 체내 포도당 수치를 측정해 제공하며 한 번 부착한 센서는 6일간 사용 가능하다.
 
연속혈당측정기 ‘G5’ 또한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 덱스콤(dexcom)의 제품이다.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는 측정된 혈당 정보를 원격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오픈소스를 공개한 장비로도 유명하다.
 
G5는 G4-G5-G6으로 연결되는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 모델 중 하나로 미 FDA로부터 전통적인 혈당계를 대체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센서는 보통 7일 정도 사용된다.
 
연속혈당측정기 장단점은
 
연속혈당측정기의 장점은 말 그대로 지속적인 혈당 측정을 통해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꾸준히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애보트가 최근 국내 당뇨병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당뇨병 환자의 정기검진 관리 현황’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60%는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예방을 위해 당화혈색소(HbA1C) 관리는 필수검사항목으로,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2~3개월마다 한번씩 당화혈색소를 측정토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당화혈색소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가는 것이 번거로워서(55%)’, ‘당화혈색소 검사를 위해 채혈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49%)’, ‘당화혈색소 검사 대기시간과 확인 시간이 오래 걸려서(34%)’를 들었다. (n=296, 중복 응답 기준)
 
일반적으로 동네 의원에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하려면, 팔의 정맥 혈관에서 혈액을 체취 후 외부 검사실로 샘플을 보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 이후 환자는 검사결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의원을 재방문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 당뇨병 환자들은 당화혈색소 관리에 소홀해 지기 쉽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37.6%는 자신의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를 ‘모른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혈당을 보다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물론 처음 1~2일 동안은 직접 채혈하는 것보다 오차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의 전반적 변화 양샹을 관찰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므로 1형당뇨환자 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한 2형 당뇨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에서도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가능할까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병동에서도 연속혈당측정기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북의대 내과 진흥용 교수는 최근 개최된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최근 입원 환자에게 CGM을 활용해 혈당 측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흥용 교수에 따르면, 투석치료를 받는 입원 환자들에게 사용해 효과를 확인하거나, 저혈당이 있는 입원 환자들의 경우 이를 줄일 수 있는 등 CGM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또한 미 FDA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감염관리와 편의성 등을 고려해 입원환자 및 코로나19 확진자에게 CGM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소수의 환자들에게 그치고 있어 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
 
진 교수는 “입원 환자에게 CGM을 사용할 경우 중환자실에서도 사용이 가능한지, 당뇨병이 없는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것인지 등에 대한 학계의 판단이 아직 확실하게 내려지지 않았다”며 “또한 CGM 단독 사용이 아닌 병원 현장 진단기기(POC, Point Of Care)를 활용해야 정확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CGM 사용에 있어서 번거로움과 업무 로딩, 비용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며 당장 병동에 CGM을 도입하는 데는 많은 보완이 요구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의사 참여·환자 교육→연속혈당측정기 활용도 제고”
 
CGM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의사 참여 및 환자 교육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례로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려의대 내과 류혜진 교수는 ‛Efficacy of CGM for type 2 diabetes’세션을 통해 “CGM은 1형과 2형 당뇨병 환자 모두에게서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또한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류혜진 교수는 “경구혈당강하제만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CGM을 사용할 시 혈당의 즉각적 변화를 관찰하는 데 효과적이라기보다는 환자 스스로의 혈당 관리 측면에서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CGM이 착용 초기에는 직접 채혈을 통한 혈당 관찰보다 오차가 관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CGM을 통해 혈당의 전반적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때문에 CGM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장비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충분히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 교수는 “1형 당뇨환자의 경우,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통해 교육 시간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CGM 사용법에 대해 교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기관들의 경우 별도 보상 체계가 없어 환자들에게 체계적으로 교육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톨릭의대 내과 양여리 임상진료조교수는 “당뇨병 관리에 있어 자기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 환자들이 혈당을 많이 재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특히 스마트폰의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이 발달해 환자들도 이를 통해 생활습관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법조차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는 앱들도 많고, 환자들도 활용법을 잘 모르다 보니 점차 부담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시도하는 환자들은 많지만, 이것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양여리 교수는 “환자들에게 수치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관리를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교육적인 측면이 중요하다”며 “이런 것이 결여되면 앱에 대한 흥미를 잃고 사용 시간이 짧아지면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며 의사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환자 스스로 관리하는 만성질환 영역에서도 의사의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연속혈당측정기와 같은 최신 장비가 발달할수록, 이 같은 환자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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