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거부반응, 인공혈관으로 사전 예측 가능”
KIST·서울대병원 연구팀, 인공혈관과 인간 혈액순환계 재현 플랫폼 개발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장기를 인체 이식하기 전에 거부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 인공혈관을 개발했다.
이번 인공혈관은 향후 혈관 관련 신약이나 면역 치료법에서 임상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생체재료연구센터 정영미 박사연구팀과 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재석 교수팀이 이 같은 기능을 하는 인공혈관과 인간 혈액순환계를 재현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공장기 이식 수술의 성패는 면역 거부 반응 발생 여부에서 갈린다.
대표적인 면역 거부 반응은 장기와 수여자 혈관이 연결된 이후 혈액이 응고돼 혈관이 막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를 확인하려면 사람이나 동물에게 직접 장기를 이식해보는 것이 전부였다.
연구팀은 우선 혈관을 구성하는 주성분인 콜라겐과 피브린을 기초로 제작한 튜브 형태 틀에 액체 상태인 하이드로겔을 넣었다.
이후 37℃에서 굳힌 뒤 압축하는 방법으로 인공혈관을 개발했고, 실제 혈관처럼 혈액을 순환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인공혈관과 혈액 순환계 플랫폼은 체외 실험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동물 체내 실험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 혈관 내피세포를 혈관 플랫폼의 내막에 배양해 인공 돼지 혈관을 제작하고 사람 혈액을 순환시켰다.
또 사람과 유사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생쥐에 인공돼지 혈관을 이식, 체내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체내외 실험으로 면역 거부반응을 평가한 결과 연구팀에서 조작한 특정 유전자로 제작한 혈관 샘플이 급성 면역 거부반응을 잘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유전자 조작 돼지가 면역 거부반응이 적은 장기 기증 동물로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순환계 인공혈관 플랫폼은 제작법이 간단해 혈관 관련 신약이나 면역 치료법에 대한 임상 도구로 사용될 수 있어 상업적으로 효용성이 클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