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허가외에 제품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는 의료기기 민간인증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박병주 부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된 의료기기 R&D통합컨퍼런스에서 “식당 가치를 인정하는 미슐랭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민간인증제도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인증제는, 의료기기 출시 및 판매를 위한 정부의 인허가 외에 민간기구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정부는 올해 초 의료기기 민간인증제 도입을 통해 국산 의료기기의 인지도를 높이고,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도를 확보해 국산의료기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박병주 부원장은 “국내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8%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을 보호하고, 국산 제품의 홍보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민간인증을 통해 국산 의료기기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다른 분야에서는 민간인증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미국 의료기관 평가 비영리법인의 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의 추천을 받은 공산품, 화장품 민간인증제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의료기기 민간인증제에서 한림원은 의료기기인증위원회 및 분야별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판정 결과를 통보하며 인증 혜택 확대를 위한 대관업무를 담당할 계획이다.
박병주 부원장은 “민간 인증 예상 항목으로는 기본 성능, 환경내구성, 고장률, 수명 등이 검토되고 있다”며 “상품의 신뢰성 및 상품이미지 증대 측면의 인증 기준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상품가치성 및 사후관리 우수성 등 객관적 평가기준을 마련해서 의료기기 산업의 미슐랭 가이드, 블루리본 서베이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증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업체들 참여를 도모하고, 최종적으로는 ▲국산의료기기 품질 향상 유도 및 중소벤처기업 육성 지원 ▲우수 의료기기 발굴을 통한 구매 촉진 및 시장활성화 유도 ▲국제적 수준의 인증기준 마련을 통한 해외수출 지원 및 수출경쟁력 강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민간인증제가 옥상옥 규제로 업체들을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전언이다.
박 부원장은 “잠재력 있는 기업의 인증 획득과 시장진입 지원을 위한 기관 발굴 및 마중물 붓기 전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기존 인증제를 활용한 안전성 및 효율성 평가 후, 제품가치의 극대화를 위한 사후 관리 중심의 추가적 인증제 도입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인증을 받은 제품의 경우 공공의료기관 우선구매제도 같은 우대 및 홍보 등의 혜택을 부여할 것”이라며 “민간인증기관 활성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제인증기관으로 양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