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가 휴온스와 맺은 인슐린 펌프 독점판매 계약을 해지했다.
이오플로우는 직접판매 체제를 구축해 판매 수수료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나, 제품 공급을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에 계약을 해지한 점을 두고 불화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오플로우가 휴온스와 맺었던 일회용 인슐린 주입 패치펌프 '이오패치'와 이오패치 조절기(ADM)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해지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 해지는 양사 합의에 따른 결정으로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오플로우 측은 "국내 판매 어려움으로 양사가 합의해 독점판매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17년 9월 휴온스와 이오패치 및 ADM에 대한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으로 휴온스는 이오패치 국내시장 독점 판매권과 해외시장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이오패치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웨어러블 일회용 인슐린 펌프다.
주삿바늘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복부에 부착하고 버튼을 눌러 인슐린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한 번 부착하면 최대 3.5일(84시간) 동안 인슐린 주입이 가능하다.
현재 패치형 인슐린 펌프 세계 1위 업체인 인슐렛이나, 이오패치는 인슐렛이 출시한 옴니팟과 비교해 크기도 작고 무게도 경량이라 편의성을 높였다.
이오플로우가 휴온스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소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오플로우는 올 상반기 16억원을 내며 지난해 전체 매출 232.6%에 달하는 성과를 냈지만 올해 초 목표 매출로 밝힌 100억원을 채우기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제품 출시가 다소 지연되면서 2분기 들어 실적이 주춤했다. 실제 상반기 영업손실은 166억원, 당기순손실은 182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이오패치와 휴온스 간 불화설도 제기된다.
실제 이들은 지난 2017년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을 도모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건 이오패치가 출시된 지난해 4월부터다. 1년 5개월 만에 공급계약을 해지한 만큼, 과도한 수수료 부과 등 사업 방향에서 이견이 있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이오플로우 측은 “계약 해지는 내부적으로 준비해왔던 상황이고, 국내 영업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에 공급 계약을 해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화설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는 “갈등으로 인한 해지는 아니며 앞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 시 협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플로우는 계약 해지 절차가 마무리되면 휴온스가 운영하던 이오패치 온라인 사이트를 양도받아 관리할 계획이다. 다만 당분간 제품 공급에 차질을 피하기 위해 휴온스와 협력해갈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직판 체제를 구축해 판매 수수료 부담을 덜어 이익을 증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마케팅 및 교육전담, 임상담당 등 전문 인력을 확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