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 도래···국내 진단키트 업체들 M&A 촉각
SD바이오센서·미코바이오메드, 해외기업 인수···씨젠, 전문가 영입 등 기회 모색
2022.05.03 17: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국내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들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잇따라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업체들은 코로나 엔데믹에도 기존 사업과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해 유기적인 성장을 이루겠단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 미코바이오메드 등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이 해외기업 인수에 착수했다. 특히 씨젠도 M&A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관련 조직을 구성해 성장 기회 모색에 힘쓰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한 인수 활동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에스디바이오센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22일 이탈리아 체외진단 유통사 리랩을 619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독일 유통사 '베스트비온'을 인수한데 이어 한 달 만에 단행한 행보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오는 6월 30일이며 주식 취득 뒤 지분율은 100%가 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인수한 리랩은 2004년 창립해 다양한 체외 진단용 시약·기기를 이탈리아 전역에 공급하는 유통회사다. 10여년 구축 시스템과 노하우로 정확한 기술과 과학적 지원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독일, 프랑스에 이어 유럽 체외진단 시장에서 세 번째 큰 규모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신속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 M10'을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현재 이탈리아는 크루즈 선박 내 에스디바이오센서 형광면역진단기기 'F2400'을 설치해 코로나19 감염자를 확인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신규 크루즈 선박 회사를 발굴해 M10 기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M10은 이탈리아 주 정부 입찰도 진행 중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앞서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톱3 체외진단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독일에 이은 이탈리아 유통사 M&A로 유럽 지역에 빠르게 진출해 유통망을 한 층 더 강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아프리카 등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우수한 진단 기기와 시약을 전 세계에 더욱 원활히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미코바이오메드도 모회사 미코와 특수목적법인 ‘미코 IVD 홀딩스’를 설립하고 아일랜드 바이오 전문기업 인수에 들어갔다.
 
미코바이오메드도 지난달 28일 미코 IVD 홀딩스 지분 20.8%를 약 125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미코 IVD 홀딩스는 미코바이오메드 20.8%, 모회사 미코 79.2% 지분 참여로 설립되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나스닥 상장사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지분 29.9% 및 약 25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취득을 목적으로 한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나스닥 상장사로 1992년 설립된 체외진단 전문기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진단 제품을 총 12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연 매출 약 116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뇨병,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자가면역 질환 진단 영역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당뇨 및 당뇨 전 단계 환자 진단을 위한 당화혈색소 진단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제품에 독립적인 자사 브랜드를 붙이는 ‘화이트라벨링’ 사업을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M&A로 신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유통채널 다변화, 연구기술 고도화 측면에서 확실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과 함께 씨젠도 M&A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기업 인수를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씨젠은 지난해 초 박성우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M&A 관련 조직을 구성했다. 박 부사장은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JP모건 홍콩 및 뉴욕,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투자은행 대표, 삼성증권 IB본부 대표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다만 씨젠 측은 아직까지 뚜렷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씨젠 관계자는 “유기적인 성장을 위해 M&A가 필요하다는 건 당연하지만, 추진하는 과정이 전략적으로 민감한 부분이기에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씨젠이 무게를 싣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첫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씨젠은 올해 초 미국 법인 CEO로 수십년간 미국 분자진단 시장 경험을 갖춘 리처드 크리거를 영입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리처드 크리거는 씨젠 미국 법인 M&A 등 미국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리처드 크리거는 최근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 분자진단 제품 생산 시설을 설립하고 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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