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열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잖은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 미열 시에 해열제 복용 가능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리며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대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38.5도 미만 미열 발생 시 해열제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발표했는데 이후 감염‧백신 관련 학회 전문가들이 38.5도가 안돼도 해열제 복용이 괜찮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지난 8일 SNS에 독감 접종 후 해열 진통제를 사용했을 때 면역 반응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해당 연구는 인플루엔자 접종을 받은 소아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사용됐다.
마 부회장은 “백신별로 연구가 돼야 하지만 일단 이것으로도 해열진통제 사용이 문제없음이 간접적으로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부프로펜 사용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일부 동물실험에서 나온 결과를 갖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아프면 어떤 해열 진통제든 다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지난 6일에도 “접종 후 열이 없더라도 근육통이 심한 경우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굳이 체온이 38도가 안 되더라도 사용해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진홍 대한감염학회 회장도 지난 6일 SNS에 “의협 권고안이 내 생각이 너무 다르다”며 “아세트아미노펜은 중추신경계가 주무대이므로 면역능 형성과는 이론적으로 무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굳이 38.5도냐 아니냐에 목 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괴로우면 해열제를 먹는 것”이라면서 “의협의 권고안은 대한감염학회 자문을 받은 것이 아니다. 판단은 권고안을 보는 이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지난 6일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대응방안을 통해 “해열제 복용은 항체 형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발열이 38.5도 미만이고 시작된지 24시간 이내인 경우 힘들지 않다면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38.5도 이상이거나 많이 힘들 땐 해열제를 복용해도 된다”며 “이 때는 항체 형성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아세트아미노펜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열제 복용을 놓고 논란이 일자 방역당국은 복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어느 정도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타이레놀과 같은 소염 효과가 없는 진통제는 복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