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6년 부작용 큰 '촉탁의제' 대대적 개편
복지부 '의·치·한의협 등 TF 구성 내년 시행…의료행위 인정 범위 해결돼야'
2015.10.14 20:00 댓글쓰기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와 손잡고 촉탁의제에 대한 대대적 수술에 나섰다.

 

노인장기요양시설의 낮은 촉탁의 도입 비율, 형편없는 보수와 그로 인한 공급 부족 등의 문제가 시설 입소 노인의 건강을 훼손하고 있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임인택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주최,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주관한 ‘치과촉탁의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노인장기요양시설 치과촉탁의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8월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노인장기요양시설 관련 협회 등과 TF를 구성해 촉탁의제 정비 방향을 협의 중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촉탁의 등록제, 교육 제도, 각 직역별 의료행위 인정 범위 및 행위별 급여 인정 여부, 급여 전달 방식, 치과의사 촉탁의 인정 등 세부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작업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촉탁의제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임인택 노인정책관은 “제도 시행 6년차에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 촉탁의제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를 보면 한계점에 다다랐다. 복지부가 총괄 관리 책임이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반적 평가”라고 진단했다.

 

그는 낮은 촉탁의 보수 지급률과 공급 부족, 의료기관이 아닌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의 의료행위 인정 범위 등 촉탁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부족한 사회적 논의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노인장기요양시설 촉탁의 중 70% 보수 못받아"

 

임 노인정책관은 “노인장기요양시설 70%에 촉탁의가 배치돼 있다. 일부 시설에서는 촉탁의 구하기 어렵다는데, 근본적 이유는 보수 지급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10명의 촉탁의가 있다면 그 중 3명만 보수를 받고 나머지는 자원봉사”라고 설명했다.

 

의협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 촉탁의는 1166명(전담의 포함 1233명)으로 전체 노인장기요양시설 1만5704개소(시설 4648+재가 1만1056)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

 

제도 시행 당시 설계에 따르면 촉탁의는 2주에 1회 이상 장기요양기관을 방문해 진료하고, 기본급 권고 기준은 월244만원(2008년, 월204만원)인데, 정작 보수는 노인장기요양시설과의 자율 협약으로 결정돼 회당 10~20만원 내외의 수준으로 받고 있다.

 

그는 “촉탁의제 기능과 역할 관련 논쟁도 있다. 의료법에는 의료기관에서 의료행위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요양시설은 의료기관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의료행위를 인정할 것이냐는 철학적 문제를 던진다”며 “의료법 체계를 기본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장선상에서 그는 행위별 수가 체계 도입과 보수 전달 방식 변경 요구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의료행위 인정 범위 확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촉탁의 보수는 정부가 노인장기요양시설에 주는 모든 인력 지원금 총액에 포함돼 지급되고 있다.

 

그는 “의료행위 인정 범위를 정해야 한다. 또 그후 가입자 단체, 소비자 단체와 공감대를 전제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를 바탕으로 수가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문제 해결에 있어 각 직역 단체의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복지부는 TF 활동 기한을 올해 말로 설정하고 그를 바탕으로 내년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 노인정책관은 “TF에 참여한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논의 결과에 따라 채택 여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겠지만 제도를 지금과 같이 파행적으로 운영할 것이냐, 아니면 제대로 된 체계를 마련할 것이냐는 협회 역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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