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디지털·규제개혁 표방···약사단체 긴장감
비대면진료·화상투약기 등 향배 주목···전자처방전은 의료계와 대립 양상
2022.05.11 10:38 댓글쓰기

‘디지털’·‘규제개혁’ 등을 표방한 새 정부가 출범했다.


이에 비대면진료 법제화, 화상투약기 규제 샌드박스 적용 등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약사단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한시 허용된 비대면 진료의 경우, 의료계는 최근 전향적으로 검토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고 정부는 각 직역 간 논의를 거쳐 빠르면 금년 내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간 비대면 진료 한시허용으로 인한 약 배달 성행을 규탄해온 약사단체는 이 같은 움직임에 비상이 걸리면서 대외적으로 총력 저지에 나섰다. 


대한약사회는 이달 초 이사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9일 첫 위원장단 회의를 가졌다. 서울시약사회도 비대면 진료의 한시적 허용 중단을 촉구하며 이달 초 보건복지부를 항의방문했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은 “정부가 향후 비대면 진료 추진을 위해 의료법·약사법 개정에 나서거나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강력한 투쟁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회원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열린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제31차 회의 직후 대한약사회는 대회원 문자를 발송하면서 “약배달 플랫폼을 즉시 탈퇴하고 신규 가입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플랫폼 가입 회원들은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강경히 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조양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일부 약사들이 배달전문 약국을 새로운 시장 형성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배달약국 시장은 없으니 헛물켜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화상투약기 도입 반대" 사활···규제샌드박스 적용 급물살 가능성 


화상투약기 도입 및 상용화도 약 배달 못지않게 약사 단체들이 사활을 걸고 막으려는 사안이다.  


화상투약기는 화상으로 약사와 상담한 뒤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는 소위 ‘약 자판기’다. 야간 또는 공휴일에도 활용 가능하다.  


이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9년부터 규제 완화 1순위로 꼽히기도 했으나 약사단체가 주장하는 ‘대면투약’ 원칙과 배치돼 큰 반발을 샀고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 안건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 새정부의 기조가 바뀌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금년 화상투약기 관련 사전회의를 열고 정부부처·약사단체·업체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는 화상투약기 개발 스타트업 쓰리알코리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은 최근 긴급분회장회의에서 “약 배달 허용과 화상투약기 도입이 대체 어떤 점에서 신사업이며,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건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결국 그 피해와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공적 전자처방전 도입, 의료계와 신경전 팽팽   


이밖에 약국 업무의 체계화를 위한 취지로 논의되고 있는 전자처방전 분야에서도 의료계와 약계의 대립각이 섰다. 


약사단체는 대선 공약으로도 공적처방전 전달 시스템을 건의한 바 있으며, 정부가 주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사단체는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반대해왔다. 


전자처방전 활성화는 약사회 숙원인 ‘성분명 처방’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료계 우려 지점이다. 최근 복지부 주관으로 열린 관련 협의체 첫 회의에 대한의사협회 측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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