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기농·무농약(친환경) 한약재를 우수한약으로 선정하는 사업에 대해 한약재 제조업계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복지부가 유통 계획을 발표한 무농약 한약재 수량이 국내 생산량으로는 맞출 수 없다는 주장이다.
17일 류경연 한국한약산업협회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우수한약 사업단 4군데는 우수한약재 93.6t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국내 한약재 생산자들은 이러한 생산량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고 주장했다.
한국한약산업협회에 따르면, 복지부는 우수한약육성사업단으로부터 무농약 한약재 공급 계획서를 제출받았다. 사업단에 참여한 업체들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 국비 보조금을 지급받게 된다.
공급 계획서에 따르면, 사업단 4군데는 총 11품목 93.6t을 공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A사업단은 두충(900kg), 자소엽(2400kg), 독활(3000kg), 일당귀(3000kg), 진피(1100kg), 작약(5000kg) 등 총 6품목 15400kg이다. B사업단은 길경(300kg), 작약(300kg), 황기(200kg), 당귀(200kg), 오미자(200kg)이며, C사업단 황기 75000kg, D사업단 복령(1000kg), 진피(1000kg) 등이다.
이중 한약산업협회가 문제 삼는 품목은 황기다.
류 회장은 “협회차원에서 생산자들의 황기 생산량을 살핀 결과, 사업단이 제출한 계획사의 황기 공급량은 절대 불가한 재배량”이라면서 “일당귀·당귀도 나올 수 없는 수량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유기농, 무농약 한약재 생산량은 각각 293t, 788t이었다. 류 회장은 “황기 생산량이 전체 유기농, 무농약 한약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이같이 높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 사업단이 7만 5000kg의 황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농가와 협회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 한약산업협회는 각 농가의 구체적인 당기 생산량을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부연했다.
류 회장은 “사업단이 제출한 한약재 공급계획서에 따라 실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사업인 만큼 한약재 제조업계는 이번 사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