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비급여 진료 ‘보톡스·필러’ 인기···의료법 ‘주의’
한방미용침 등 관심 높아져, '진료과목 표기·고용 의과 봉직의 시술 범위 확인 필요”
2021.05.15 06:1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전문의 A씨는 최근 비급여 시술을 전담하는 조건으로 한방병원에 취직을 고려 중이다. 한방병원 측은 보톡스에 필러, 나아가 지방흡입수술까지 해줄 것을 요구했다. 미용시술을 위해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 수요가 많아지면서 최근 한방병원들이 의과 전문의 고용에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개 지점을 낸 B한방병원 프랜차이즈는 ‘한방성형’이 주요 시술이다. 녹는 실을 이용해 피부조직을 끌어올려 미용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방에선 ‘매선침(피부에 묻는 침)’, ‘매선요법(피부에 실을 묻는 요법)’등으로 불린다.
 
14일 한의계에 따르면 최근 비급여 미용시술을 실시하는 한방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C씨는 “다이어트 한약 등 미용목적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는 원래도 많았다”며 “최근에는 한방 미용시술에 대한 관심이 늘었는지 안면비대칭이나 실리프팅 등 비급여 진료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한방 병의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에 문을 연 C한방병원도 ‘한방피부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클리닉에선 여드름 및 흉터제거,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을 포함해 매선침 등 다양한 미용시술을 실시한다.
 
한의계 내부적으로도 미용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국대학교 LA 한방병원은 최근 ‘용안침’으로 불리는 한방 미용침의 전문가 과정을 신설했다. 
 
병원에 따르면, 용안침은 피부의 진피층과 근육층에 자극을 줌으로써 콜라겐 생성을 촉진시킨다. 이를 통해 인체의 물리 생리적 변화를 자연적으로 이끌어 내 미용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단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대한여한의사회가 대한여한의사회가 매선치료와 관련한 세미나를 열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세미나에선 목주름이나 구완와사에 적용될 수 있는 매선침 요법이 시연됐다.
 
이처럼 한방 미용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비급여 시술을 운영하는 한방 의료기관은 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진료과목 표기다.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강남 소재 한방병원이 외부 간판에 진료과목을 잘못 표기해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한방의료기관이 표시할 수 있는 진료과목은 한방내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한방신경정신과, 한방재활의학과, 사상체질과 및 침구과 등이다. 
 
의과전문의를 두고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하는 경우에도 표기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인력기준을 충족한 한방병원이 표기할 수 있는 의과 진료과목은 내과, 가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다. 
 
한방내과, 한방신경정신과, 한방재활의학과 또는 침구과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는 한방병원은 신경과, 정신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비뇨의학과를 표기할 수 있다.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또는 한방안ㆍ이비인후ㆍ피부과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는 한방병원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를 사용할 수 있다.
 
또 한방병원에 고용된 의과 봉직의는 면허범위 내에서만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방병원에 근무하는 의과 봉직의는 주름개선을 원하는 환자에게 '한방 매선요법'을 시술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관계자는 "인력 및 시설기준을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한방병원서 일하는 의사면허 소지자는 면허범위 내 모든 의료행위를 실시할 수 있다"며 "다만 의료법에 따라 의사는 의학적 원리에 기반하고 한의사는 한의학적 원리를 준수한 의료행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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