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에 간호사들을 동원해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해 논란을 빚은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습이다.
수간호사가 동료 간호사에게 지역 정치인의 후원금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5곳의 일송재단 소속 병원들은 매년 재단 체육대회를 개최해왔다. 그 행사에서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복장으로 춤추도록 강요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춘천성심병원의 간호사 A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면 경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선관위 조사결과 A씨는 동료 간호사들을 상대로 자유한국당 김진태(춘천) 국회의원에게 1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했다.
A씨는 지난해에는 김진태 의원실에서 작성된 후원금 안내문을 병원 내부 메일을 통해 일부 간호사들에게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성심병원 간호사에 갑질 처벌해주세요 △성심병원 간호사 노출 강요 △병원 감시 철저히(성심병원) 등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이번 성심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노출 강요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이런 강요문화를 철폐하고, 개인의 인권을 신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태가 확산되자 보건복지부는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자정 노력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기로 했다.
의사와 의사, 의사와 간호사, 간호사와 간호사 간 등 보건의료인들 사이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병원재단 행사에서 벌어진 재단 내부의 일이어서 정부 당국이 직접 개입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부에선 간호사들 입장을 대변하는 대한간호협회의 무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이런 상황에서 간호협회는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납부하고 있는 회비가 아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