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가래침통 태움 논란 '간호대 교수 조사' 난관
대학·병원 '오랜 시간 경과돼 당사자 등 현직에 없어 사실관계 파악 힘들어'
2021.03.25 05:5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후배 간호사에게 가래침통을 끼얹는 등 간호계 직장 내 괴롭힘인 태움으로 논란이 됐던 A대학교 간호학과 교수에 대한 조사 및 후속 대처가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호사가 교수로 재학 중인 A대학교와 태움 논란이 있었던 B대학병원 모두 이미 오랜 시간이 경과돼서 사안 관계자들이 기관을 떠났다는 등의 이유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9년 전 저를 죽일 듯이 태운 당시 7년 차 간호사가 간호학과 교수님이 되셨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B대학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당시 7년 차 선배 간호사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뿐 아니라 환자에게 뽑은 가래통을 머리에 뒤집어씌우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폭로 글이 간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가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3월 7일에는 해당 교수 임용을 취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본인이 겪은 일은 아니지만 임상에 있으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태움”이라며 “이런 인성을 가진 사람이 장차 환자들을 간호해야 할 학생들을 잘 교육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수 임용을 취소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해당 글이 논란이 된 후 ‘간호사 태움 방지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청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간호사 태움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 등 다양한 간호사 태움 문화와 관련된 청원이 게재됐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 학교와 병원 모두 자세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A대학교 관계자는 “구체적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당시 태움 사건이 발생했던 B대학병원에 공문을 보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해당 답변 내용에 따라 학교 측에서 논의를 진행한 후 해당 교수에 대한 대책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정확히 파악된 내용이 없기 때문에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는 등의 강제적 조치를 진행하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B대학병원 역시 당사자가 모두 병원을 떠난 상황에서 태움 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10년 가까이 지난 일의 사실관계 파악이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대학 측에서 관계된 내용의 공문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수년 전의 일이고 관계자가 모두 병원을 떠나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며 “그 당시 관리자로 계셨던 분 등이 남아있으면 면담 등을 통해 당시 사건에 대해 파악할 수 있지만 모두 병원을 떠나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현재 당사자가 속한 대학 측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게 더욱 용이하지 않을까 싶다”며 “만약 피해자분이 병원 측에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민원을 넣는다면 관계법에 의거해 정식으로 조사를 시작할 수 있지만 아직 정식 조사 신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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