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의료계와의 신뢰를 깨뜨렸던 발언‧행동에 대한 사과, 필수인력인 전공의 외 다른 의료인력 투입, 의대생 국시 면제 및 코로나19 방역 투입 등의 요구사항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의사들의 협조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대전협은 “정부가 의사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공의들을 차출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가혹한 환경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들에게 짐을 더 얹는 것이고 병원의 중요한 인력을 차출해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존 업무량도 이미 과다한 상황에서 새로운 업무까지 맡게 된 전공의들에게 정부는 무엇을 주는가. 명예도 실리도 잃어버린 의사들에게 무엇까지 빼앗으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대응 현장에 투입을 위해 전공의 3, 4년차 전문의 시험 면제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대전협은 “전문의 시험은 전문의가 되기 위해 공정성을 바탕으로 자격을 검증하는 시험”이라며 “정부 제안은 지금껏 전문의를 검증한 시험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시험이 50여 일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전공의들 의견 수렴이 없는 현재 상황은 절차적 민주주의도 위배된다”며 “정부가 지금껏 강조해왔던 공정성과 민주성을 모두 스스로 배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서울대 전공의協 포함 34개 병원 대표자들 "전공의 동원 단호하게 반대"

대전협과 별도로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외 34개 병원 전공의 대표자들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공의 동원 움직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들은 "시험을 치르지 않게 해주는 것을 마치 큰 수혜인 양 당근으로 내미는 비상식적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급박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예정된 인원이 배출되지 않을 현 상황에서 전공의 동원은 단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전문의 시험 면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은 전공의 책무 중 한가지인 '수련'을 도외시한 발언과 다름이 없다"며 "소속 병원 인사권과 진료권을 침해할 소지도 다분하다"도 덧붙였다.

또한 "전공의들은 제대로 된 과정에서 수련을 받고 공부한 올바른 전문의가 되길 간절히 원한다"며 "정부 의도에 맞춰 타협하고 거래하기 위해 환자와 국민들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검증된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끝으로 "정부의 이번 전공의 동원 대책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신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