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의료계 총파업 당시 의사인력 확대를 두고 격론을 벌였던 의료계 양대 단체인 대한병원협회(병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회에서 ‘제2 라운드’에 돌입한다.
정영호 병협 회장과 최대집 의협 회장 등이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데 따른 것인데, 양측은 의대 정원 확대 및 신설·공공의대 설립 등을 두고 갑론을박이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단, 병협은 최근 내부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등 입장을 재정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교육위는 공공의료 확대를 주창했던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도 참고인으로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김 교수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정영호 회장과 최대집 회장은 오는 10월22일 교육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국감에서 증인은 특정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진실을 밝히는데 중대한 증거 혹은 증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데, 양측은 의료계 총파업 이전부터 의사인력 확대를 두고 이견을 보여 왔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의사인력 확대와 원격의료 등 현안과 관련해 여당과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특히 병협은 현재 3000명 남짓인 의대 정원을 40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동조해 왔는데, 이는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2022년부터 10년 간 의대 정원 4000명 확대와 대동소이하다.
실제로 정부여당의 계획이 발표되자 병협은 환영하는 입장을 피력했었고 의협은 의료계 총파업에 나섰다.
하지만 병협은 의료계 총파업 와중에 김성덕 의료원장과 고려대의료원 김영훈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이화의료원 유경하 의료원장 등 주요 임원들이 사퇴하면서 내부 혼란을 수습하는 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정영호 회장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병협 내부적으로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간 의대 정원 확대이견으로 인해 협의체를 구성했다”며 “논의 결과에 따라 입장을 다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인력 확대 중 하나로 꼽히는 공공의대와 관련해서는 “병협이 공공의대 자체를 찬성한다고 밝힌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의료계 4대악(惡)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를 통해 의정협의체 구성에 앞서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등에 대한 반대 논리를 개발 예정이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9월28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의료계 저명인사를 범투위 위원장으로 추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달 22일 교육위에 참고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윤 교수는 불참할 예정이다. 의협은 김 교수의 기고문을 문제 삼아 윤리위원회에 그를 회부했고, 김 교수는 의협의 소명 요청을 거부한 상태다.
앞서 김 교수는 일간지 기고를 통해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산 당시 해당 지역의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거나 타 지역 병원으로 이송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민간 의료기관이 코로나19 환자에 병상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중앙정부가 민간병원을 동원할 수 있는 체계 및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 교수는 공공의료 확충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수차례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