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기술 확보·자본수혈 시너지 등 제약바이오 'M&A'
글로벌 빅파마 150조원 규모, 국내 CJ·OCI·롯데 등 대기업도 진출 시동
2022.04.21 05: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근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M&A 붐이 일고 있다. 주로 대형 업체가 유망한 바이오벤처로부터 후보물질·최신 기술을 사들이면서 외형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 사이에서는 지난해에만 150조원 이상의 ‘빅딜’이 체결됐다. 국내에서도 현대·SK 등 대기업이 바이오벤처를 인수하며 제약바이오산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며 올릭스 등 국내 기업은 해외 빅파마에 유망 기술을 수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근래 이뤄진 제약바이오업계 M&A 사례를 정리해봤다.
 
빅파마 동향은 제약바이오업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이 회사들은 근래 지분 투자 및 기술·물질 인수 등 M&A를 통해 판권을 확보하면서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KB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56조원 규모의 이른바 ‘빅딜’이 성사됐다. 
 
기술별로는 DNA·RNA 치료제 12억59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세포유전자치료제 11억73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등이 가장 많았다. 
 
RNA 치료제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단기간에 성공하면서 백신 개발 업계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 주효하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이오니스 파마큐티클스로부터 35억불대 기술을 사들였다. 
 
노보노디스크도 RNAi 기술 개발사인 다이서나 파마큐티클스를 33억불에 인수했다. 사노피도 트랜스레이트 바이오와는 32억불 규모의 mRNA 치료제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로슈 자회사인 제넨텍도 지난해 초 리보메트릭스로부터 약 10억달러 RNA 표적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 기술을 사들였고, 다케다는 아미나 바이오텍으로부터 12억원대 기술을 인수했다. 
 
현재 400개 이상의 후보물질이 임상 절차를 밟고 있는 이중항체 기술도 빅파마들의 눈에 들고 있다. 암젠은 지난해 중순 테네오바이오로부터 이중항체 기술이 적용된 전립선암 치료제 ‘TNB-585’를 25억달러 규모로 사들였다. 
 
BMS·얀센·사노피 등도 모두 지난해 각각 10억달러 이상 규모로 관련 기술을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이밖에 유전자치료제도 지난해 10억달러 이상 빅딜이 이뤄질 정도로 대규모 거래가 성사됐다. 
 
로슈가 30억달러에 관련 기술을 사들였고 세포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 중인 일본 다케다제약은 작년에만 10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3건 체결했다. 
 
국내 대기업 진출 러시…바이오벤처 수출 성과


국내서도 제약바이오 분야를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대기업들이 대규모 자본을 들여 제약바이오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SK바이오사이언스 등 삼성·SK그룹이 해당 분야에 안착, 입지를 굳히면서 타 대기업들도 속속 가세하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하면서 금년 1월 CJ바이오사이언스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천랩은 유망 기술로 꼽히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분야에 특화된 기업으로, 기술 및 플랫폼을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025년까지 2건의 기술수출과 10건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태양광에너지 붐이 일면서 최근 영업실적 회복에 성공한 에너지화학기업 OCI는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하고 해외기업 지분 투자를 통해 틈틈이 제약바이오분야에 진출해왔다.
 
금년 2월에는 부광약품 창업주 일가 주식을 1461억원에 사들이며 이곳 최대주주로 올라서 공동경영체제를 선언했다. 
 
OCI가 항암제 분야에 주로 투자해온 점과 부광약품의 주요 파이프라인이 항암제·중추신경계 치료제라는 점을 보면 양사는 향후 해당 분야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롯데도 지난해 헬스케어팀 및 바이오팀을 신설하면서 제약바이오 진출에 합류했다. 금년 1월 롯데지주 공시에 따르면 롯데는 바이오사를 인수하고 제약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GS그룹은 컨소시엄을 만들어 약 2억5000만달러 규모로 보툴리눔 톡신 전문 기업 휴젤을 인수키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제약바이오사업 확장을 도모하면서 최근 큐라티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기술수출 등 해외 뻗어나가는 국내 기업 ‘승승장구’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한 셀트리온은 신약개발사업을 강화키 위해 해외로부터 기술 및 제품군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이곳은 영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에 미래에셋 그룹과 한화 약 530억원을 투자해 이곳의 최대주주가 됐다. 
 
혈액암 치료제, 유방암·위암 치료제 등의 항암제를 보유한 셀트리온은 해당 지분 투자로 확보한 ADC 기술을 통해 차세대 항암제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ADC 분야 국내 선두기업은 레고켐바이오인데, 셀트리온이 사들인 익수다 ADC 기술을 대규모로 수출한 곳이기도 하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익수다에 1조5440억원 규모의 수출을 이뤄내는 ‘빅딜’에 성공했다. 앞서 2020년에는 4963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개발 전문기업으로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사노피에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을 1조27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해당 물질은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지만 계약금이 무려 902억원에 달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RNA 기술 전문기업 올릭스는 약물전달체 ‘갈낙(GalNAc)’ 기술을 확보했는데, 지난해 10월 세계에서 5번째로 RNA 간섭 플랫폼 딜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유럽 소재 글로벌 회사와 R&D 공급 계약을 맺고 현재 효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금년 상반기 내 기술이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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