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K-방역 성공→백신 개발 역효과?
'다른 나라보다 확진자 적어 혈장 확보 부족, 글로벌 임상 실시 고려' 제기
2020.06.18 05:5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초기 방역에 성공하면서 확진자 수가 대폭 감소했지만, 이에 따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 기증이 부족한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방역대책본부가 개최한 '미래 감염병X를 대하는 원헬스 전략 토론회'가 개최됐다.
 
‘감염병X’란 WHO가 2018년도에 만든 신조어다. 앞으로 메르스와 사스 등 예상하지 못한 감염병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감염병X라는 개념어를 만들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제백신연구소 송만기 사무처장은 "한국이 신속한 조기 대응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바이러스가 적어 임상시험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글로벌 임상 추진을 대안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일본 등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17일부터 치료제 2개와 백신 1개에 대한 영장류 모델 실험에 착수했다.  
 
혈장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추진 중이지만 완치자의 혈장 공여가 필요해 다른 나라에 비해 작업이 더뎠다. 이달 초에는 혈장 공여자가 12명에 불과하며 난항을 겪었다. 그나마 최근에 치료제 개발의 최소 기준인 100명을 넘겨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은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빠른 속도로 확진자를 발견하고 동선을 파악해 관리하면서 효과적인 방역 활동을 펼쳤으나, 백신 개발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에 선두를 내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송만기 사무처장은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인류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진행 중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1개, 중국에서 5개의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대부분 1·2상이 같이 이뤄지고 3상에 들어간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 처장은 “이런 백신 임상이 사실 아주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나라가 예전부터 꾸준히 백신 개발을 준비해왔고, 기존에 이미 충분히 검증된 임상시험 플랫폼을 코로나19 개발에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밝혔다.
 
즉, 한국도 이 같은 임상시험 플랫폼을 조기에 구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옵티팜 김현일 대표이사도 “한국도 메르스와 사스를 겪으면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을 운영했기 때문에 개발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어 저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내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단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송 처장은 “가장 먼저 백신 후보 최종 임상에 들어간다고 선언한 미국 기업 ‘모데나’의 경우 해당 후보물질이 고농도 투여 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현재 백신은 완전한 방어보다 증상 완화, 사망률 감소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임상시험이 18~55세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질환에 가장 취약한 노인층에 대한 효용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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