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논란 초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
정신과 전문의 비판 글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재···정 청장 '송구하다' 표명
2020.09.17 05:2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지난 9월11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을 두고 SNS 상에서 설전이 벌어지는 등 치열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충북 청주 소재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국민들은 물리적 거리두기 하라면서 공직자들은 모여서 임명식 하면 되겠느냐?”
 
이를 두고 현직 A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가재는 게 편이라고 의사는 비난 잘 안하는데 정은경이 한 게 현황 브리핑밖에 더 있느냐"며 "질본이 모범을 보여야지, 국민들에게는 물리적 거리두기 하라면서 모여서 임명식 하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은경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이 중국발 입국을 막았어? 마스크 중국 수출을 막았어? 여행 상품권을 막았어? 임시 공휴일을 막았어?"라고 지적했다.
 
이어 "(머리) 염색 안 한 것과 브리핑한 것 가지고 K-방역 영웅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다. 코로나19 검사율도 인구 대비 세계 100번째 안에도 못 든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A씨 의견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쿠폰도, 해외 입국도, 임시공휴일을 막은 것도 아닌데 뭐가 영웅이냐. 브리핑 말고 뭘 했는지 말씀해 주실 분?"이라고 물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틀린 말이 없다. 진짜 영웅은 현장 의료진이다. 정부에 맞선 게 하나도 없는데 영웅은 아니"라며 공감했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본인이 기획한 이번 임명장 수여식을 두고 "권위를 낮출수록 권위가 더해지고 감동을 준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13일 페이스북에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려고 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잘 기획된 행사가 누군가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으로 '쇼'가 아니라고 변명할 필요가 없다"며 적었다. 
 
탁 비서관은 "많은 고민이 있었 지만 직원과 함께 청와대보다는 그들이 일하는 공간에서 함께했던 임명장 수여식이었다"라며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또다시 각성하게 된다"며 "몇십 년을 되풀이해왔을 뻔한 행사인 임명장 수여식도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망치가 돼 또 한 번 나를 때린다며 익숙한 생각들을 버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모범을 보여야할 방역 당국자가 대통령 행사를 이유로 오히려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비판 여론이 생긴 것에 자신이 기획한 행사에 자화자찬을 늘어놓기 바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행사 부적절 항의글 게재
 
이와 관련, 13일에는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식 행사를 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이 올라왔다. ‘(내로남불) 소상공인은 위험하다고 영업정지해서 다 죽어가는데…중대본 중수본 방문한 대통령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밀접해서 모여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작성자는 “질본의 청 승격과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대통령이 내려간 걸 소상공인들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방역) 명령을 실천하고 있는 중에 손님도 없는 상황에서 영업정지 당해 다 죽어가는데 공무원들이 빼곡히 서서 사진촬영하는 장면을 소상공인은 어떠한 심정으로 바라봐야 하느냐”며 꼬집었다. 
 
이어 “방역은 공무원 업무고 잘하면 칭찬받겠지만 반대편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정 파탄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정은경 청장이 직접 나서서 사과했다. 
 
그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해당 청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영업자들께서 그런 장면을 보고 고통과 괴리감을 느끼셨다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조금 더 자중하고, 방역수칙 준수 등에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 미준수 여부에 대해선 “저희가 발열체크나 증상체크 또는 기록, 명부작성과 같은 그런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진행했다”며 “임명장 수여 장소가 긴급상황실이라 같이 근무 중이던 직원들이 일시적으로 참여했던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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