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보건의료 분야 결합전문기관' 함정
건보공단·심평원, 빅데이터 주도권 매치 무승부 불구 '최초' 과시
2020.11.16 05: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초 보건의료분야 결합전문기관'은 어디일까.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3개 기관을 '보건의료 분야 결합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결합 전문기관이란, 부처 간 별도로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를 결합하고 가명 정보로 처리해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기관을 의미한다.
 
정부가 선정한 결합전문기관은 데이터 결합의 적정성을 심의하고, 분석공간 등을 지원하며 반출 심사 및 데이터 제공을 도맡는 등 데이터 관리의 주요 업무를 담당한다.
 
건보공단과 심평원, 진흥원은 결합기관 신청에 응모한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결과적으로 신청한 세 기관 모두 보건의료 결합 전문 기관으로 지정된 셈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공단과 심평원이 앞다퉈 ‘최초 지정’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결합기관 사업 시행 이후 이들이 처음 지정된 것은 맞지만 사실 여기에는 속사정이 숨어 있다.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방대한 건강보험 데이터 결합 업무와 심사 등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기관이 선정될지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미 공단과 심평원은 각자 보건의료 빅데이터 관리 선도 기관으로써의 입지를 강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결합기관 지정 사업이 발표된 후 건보공단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연구자의 사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 연구분석 시스템 기능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분석센터 기능의 효율을 높여 연구자 불편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클라우드 시스템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심평원 또한 정부 ‘디지털 뉴딜’정책에 맞춰 ‘심평원 디지털뉴딜(H-뉴딜) 추진단’을 꾸리고 AI기반 스마트의료, 맞춤형 헬스케어, K-방역협력체계 및 보건의료 데이터밸리 구축 등의 정책을 추진 중이다.

건보공단은 3조9000억건에 달하는 건강보험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전국에 10개의 빅데이터 센터를 운영 중이다. 심평원은 연간 15억건에 달하는 요양급여비용 심사·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양 기관 모두 건강보험 관련 업무를 맡고 있지만 역할과 기능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만큼 누가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야에서 더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판가름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결합전문기관 지정이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신청 기관 모두 지정이 확정되면서 무승부가 난 셈이다.

한편, 이번 지정과 관련해 건보공단 측은 "가명 정보 결합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전‧사후 전문가 심의 및, 독립된 공간에서의 데이터 비식별 처리 등 엄격한 보안대책을 마련하고 결합 업무 전담 수행인력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은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운영을 통해 공공데이터 개방과 수요자의 다양한 맞춤형 자료 제공을 선도해온 기관으로서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결합전문기관 지정에 반영된 것"이라며 "K-뉴딜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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