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확진자수 급감 미스터리
정재철 서울시 도시보건정책본부장
2021.10.25 04:57 댓글쓰기
미스터리가 왔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일본의 감염자수 급감 원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도쿄의 코로나19 감염자수는 60명, 가장 감염자수가 많았던 오사카도 105명에 불과했다. 
 
후쿠시마, 야마나시, 톳토리, 시마네, 카가와, 도쿠시마, 코우치, 가고시마현 등은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었다. 

"5차 유행 정점과 비교했을때 1/6 수준"
 
도쿄 확진자수가 지난 8월 13일에 최대치인 5773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5개월 만에 무려 1/90배 수준으로 급감했고 입원환자도 5차 유행의 정점과 비교했을 때 약 1/6수준인 751명으로 감소했다. 
 
도쿄올림픽 개회 이틀 전, 감염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감염재생산지수가 1.4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8월 중순에는 1.0을 밑돌면서 감염자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이렇게까지 급감할 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갑자기 감염자수가 줄어든 걸까?
 
먼저 일본 전문가들의 분석부터 살펴보자. 일본 코로나19 감염병대책분과회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은 감염자 수의 급감원인을 5가지 꼽는다. 
 
첫째, 7월부터 8월 말에 걸친 여름방학과 일본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오본(御盆) 연휴 등 시기가 지나 감염 확산의 위험요소가 없어진 점, 둘째, 폭발적 확산으로 감염환자가 치료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등 의료 붕괴를 목도한 시민들 간에 위기적인 의료상황에 대한 인식이 공유됐다는 것이다. 
 
셋째, 감염확산 우려가 높은 번화가의 야간 인구이동이 25%∼40% 정도 감소한 점이다. 특히, 야간 번화가에 있던 사람들 중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미접종자가 7월 초순과 비교해 약 70% 정도 감소했다. 
 
넷째, 백신접종이 착실히 진행돼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률이 91.1%(2회 접종률은 89.9%)에 달하는 점과 젊은 층의 감염도 줄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으나 날씨의 영향 즉, 날씨가 서늘해지며 외부활동이 증가하고, 협소하고 밀접한 공간에서의 접촉기회가 줄기 때문에 감염자수가 감소했을 것이라 조심스레 추측했다.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접촉을 80%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8할 아저씨”란 별명을 얻어 유명해진 교토대학 교수인 니시우라히로시(西浦博) 교수는 “아직 분석 중이라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른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니시우라히로시 교수는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연휴가 있으면 긴급사태선언 상황에서도 감염재생산지수가 상승한다”며 사람들 간 접촉기회가 감소한 것이 급감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렇듯 미스터리에 대한 일본 내 반응은 어떤 요인이, 어느 정도 감염 감소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다.
 

"검사자 수 줄이기 위해 검사비용 인상했거나 지원제도 없애는 등 인위적 조작은 없는 듯"
 
일본 확진자수의 급감 미스터리에 대해 외국에서는 2가지 가설이 떠돈다. 하나는 높은 감염력을 보였던 델타변이가 일정시간 동안 급속하게 확산됐고, 그 한계를 맞아 소멸하면서 급감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계절적 요인으로 여름과 겨울은 환기하기 어려운 계절로 2개월을 주기로 감염 증감이 반복한다는 ‘2개월 주기설’이다. 이게 맞다면 이번 겨울에 다시 감염 확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 
 
국내에도 일본 감염자수 급감 뉴스에 관심이 높다. 일부에서는 자민당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 PCR 검사자수를 줄였던 것이 결과적으로 감염자수 감소라는 착시를 낳았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근거는 미약해 보인다. 
 
10월 13일 현재, 도쿄 PCR검사 양성자수는 72명으로 여전히 감소 추세에 있고 감염재생산지수도 0.64로 1.0을 밑돌며 PCR 검사자수나 검사건수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 
 
검사자 수를 줄이기 위해 검사비용을 인상했거나 지원제도를 없애는 등 인위적 조작들은 보이지 않는다. 
 
정작 자신들의 미스터리에 대한 국내외의 뜨거운 반응은 뒤로 한 채 일본은 올겨울에 찾아올 제6차 유행 대비에 분주하다. 
 
제6차 유행 대비 기본원칙을 정하고, 제5차 유행보다 감염력이 2배 정도 강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감염병이 확산하면 확보병상의 80%를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5차 유행에서 드러난 감염환자 입원을 신고하고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입원시키지 않았던 일명 ‘유령병상’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국가의 권한으로 공적병원에 전문병상을 확보, 의료기관별 병상이용률을 공표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재택치료자 대책으로 온라인진료와 왕진을 최대한 활용하고 연내 3차 백신접종을 개시하고 치료약을 실용화한다는 계획이 잡혀 있다.
 
약(藥)과 독(毒)은 한 끗 차이란 말이 있다. 쓰기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수 급감에 대한 미스터리를 약으로 써야지 독으로 쓰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겨울철 대유행을 앞두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지를 점검하고 대비하기 위한 ‘2개월 주기설’을 약으로 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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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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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락 10.25 15:16
    계속접종이나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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