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년 역사, 국내 여자의사 역할 증대 방안 절실'
이향애 정형외과원장(서울 성북)
2021.11.07 18:57 댓글쓰기
[특별기고] 2021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여자의사 역사는 121주년이 됐으며, 여자의사들이 뭉친 한국여자의사회 역사도 65주년을 맞았다. 여자의사와 여자의사회가 이처럼 역사만 장구한 것은 아니다.

어느새 우리나라 여자의사들의 숫자가 전체의사의 약 27% 수준으로 증가해 있으며, 여의사 개개인 역량은 더욱 높아져 있다.

더욱이 현재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 가운데 여학생 비중은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금세기에 여의사 시대가 도래 할 전망이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잘 알려진 바 있지만 우리나라 최초 여자의사는 ‘박 에스더’이며, 그가 1900년 미국 볼티모어 의과대학을 졸업한지 올해 121주년이 된 것이다.

그 때 박 에스더가 최초 한국인 여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배움에 대한 열정도 높았지만 당시 한국에 파송됐던 선교 여성의사들이 영미권에서 형성되고 발전된 여성 의학전문직업성에 입각해 한국인 여성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이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여자의사 역사는 남녀차별이 격심했던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선각자 여성들이 명맥을 이어왔고, 근대화시기를 지나며 오늘날 ‘여의사 융성 시대’로 화려한 꽃을 피워 온 것이다.
 
그 후예인 여의사들은 1956년 한국여자의사회를 창립해 ‘참된 의사-현명한 여성-건강사회지도자’라는 미션으로 국민건강 증진, 의료사회 발전, 국제사회 기여 등 여성 의료전문가 본연의 책무와 역할 증대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 여자의사들은 의료전문가로서 국민건강을 지키는 첨병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는 의학계와 병원, 의료단체를 넘어 정관계에도 진출해 지도자로서 역량을 떨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세계여자의사회에서도 회장을 2명이나 배출해 내는 등 글로벌 리더로서 한국여의사들 위상을 뽐내고 있는 중이다. 

"세계여자의사회 회장 2명 배출 등 한국 여의사 글로벌 역량 커졌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그러나 이것만으로, 이 정도 수준으로 여의사들이 미션을 실천하고 비전을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기여와 역할을 더 높이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고 본다. 
 
특히 앞에서 언급된 장래 ‘의료사회에서 여의사 시대’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역할과 책임을 수반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우리사회는 아직 뿌리 깊이 내려진 가부장적 사고나 남녀 차별, 남성 우월주의와 같은 병폐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나마 의료계는 좀 나은 편이다. 그럼에도 꿈을 펼치기 어려운 것은 대다수 여의사들에게는 육아와 가사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가로막혀 있다.
그래서 많은 여의사들은 환자진료라는 기본적인 업무 말고는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것을 버거워한다. 그러니 의사회 조직에 참여하는 여의사 수가 적고, 비례적으로 임원이나 대의원 수 역시 적기 마련이다. 
 
이를 잘 말해주는 것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이다. 자료에 따르면 의협 회원 수는 13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여의사는 3만4,000명으로 약 27%를 점유하고 있는데 정작 여의사 대의원수는 전체대의원 250명 중 20명(8%)에 불과한 실정이다.  
 
회원 수 대비 대의원 비중이 이처럼 낮은 것은 의협 산하 의학회 및 시도의사회, 개원의단체 등에 여의사들 참여율이 낮아서 빚어진 상황이라고 한다.  
 
물론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여의사 회원들 참여도가 좀 낮다고 해서 대의원 수 배정에서 홀대하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최고 전문가단체인 의협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지 못하는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아쉽다는 생각이다.
 
물론 여의사 대의원을 남녀 이분법적 방법으로 나눠달라거나 안배를 해야 된다는 논리는 아니다. 그런 배려의 차원이 아니라 “여의사들 장점을 취합해 의료계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명제에서 ‘여의사 대의원의 중요성’을 인식해 달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의사지도부가 여의사 자원의 적정한 활용을 위해 대의원 수 배분을 숙고해 줄 것을 촉구하며, 대내외적인 중재 역할도 해줄 것도 기대하는 바다.

"여의사들도 의사회 등 적극 참여해서 꿈 키우고 도전정신 발휘 기대"
 
동시에 여의사 회원들도 참여의식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바이다. 지금 여의사들 능력이나 역할은 대단히 커져 있다.

더욱이 권리는 의무와 책임을 다할 때 주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장래 여의사 시대에 주류로 역할을 다하겠다는 꿈이 있다면 참여는 필수라고 본다. 부디 모든 여의사회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꿈을 키우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정신을 발휘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머뭇거리는 여의사들을 위해 한국여자의사회가 회원들 참여 분위기를 이끌고, 참여할 수 있는 통로 또한 여러 갈래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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