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은 여전히 혐오시설…지역주민 반대 극심
수원시 치료센터 무산 이어 청주 반발…'학교주변 설립 건립금지법' 발의
2022.05.23 12:25 댓글쓰기

우울증, 조현병 등으로 대표되는 정신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이 개선되고, 진료 환경이 나아졌지만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은 여전히 혐오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모습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 방서지구 주민들은 6·1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정신병원 건축을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아이들의 통학권과 교육환경권, 주민들의 생활권 침해 등이 이유다.


지난해 9월 건축허가를 받아 11월에 착공에 들어간 해당 병원은 보건복지부 인증 알코올치료 전문병원이다. 오는 2023년 1월 43병실 규모로 문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청주시의 정신병원 건축허가에 반발, 충북도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아울러 법원에 해당 정신병원의 건축허가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주민들은 또 “정신병원이 단재초등학교로부터 직선거리로 260m에 위치했고 유치원, 학원, 어린이집 등 교육시설이 밀집했다”면서 “초등학교 주변 정신병원 건립에 대한 교육감의 답변을 요청한다”고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6년을 끌어온 수원시 마음건강치유센터 건립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사업 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난 2016년부터 팔달구·장안구·영통구에 분산돼 있는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 자살예방센터 등 6개 정신보건시설을 단일 시설인 ‘마음건강치유센터’로 통합하는 내용의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해당 계획은 곧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사업 부지 100m 안에 위치한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칫 범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주된 반대 의견이었다.


당시 대한조현병학회와 수원시정신건강의학과개원의협의회 등은 성명을 발표하며 정신 질환자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주민들의 반대 여론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오산 세교신도시, 인천 서구 검단 등의 아파트단지 인근에 설립 예정이었던 정신병원이 모두 개원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구)은 알코올 중독 전문·정신병원이 학교 주변에 건립되지 못하도록 하는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법률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현행법은 학생의 보건·위생, 안전, 학습과 교육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200미터까지의 공간을 ‘교육환경 보호구역’으로 지정, 해당 구역 내 영업금지 유해시설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 또는 정신병원의 경우 현행법상 교육환경 유해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해당 병원의 건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취지다. 


이에 개정안에는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300미터 범위 안에서 알코올 중독 관련 전문병원 또는 정신병원을 설치·지정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교육감이나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지역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습과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는 시설은 제외했다.


정우택 의원은 “학교 앞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과 정신병원 건립이 학생들의 등·하교길 안전과 교육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며 “해당 병원을 학교 주변 설치금지 시설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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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nono 05.23 14:13
    법이 잘 발의되서 수원처럼 청주도 무산되어 주민들이 안전을 보장받길 바랍니다
  • skan 05.23 12:44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이 빠른시일내 처리되어 같은 사례들이 다른 지역에도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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