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지수 역전→대한민국 의료전달체계 왜곡"
송재찬 병협 상근부회장 "중증도 심한 환자 진료하는 병원들 더 손해"
2022.05.24 06:37 댓글쓰기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 2차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공급자와 가입자 간 의견 대립이 점차 짙어지는 모양새다.


공급자단체는 의료 질 강화를 위한 인상률 확보에 나섰고, 가입자 단체는 수가협상 자체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병원 유형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병협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지난 23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환산지수 역전 현상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환산지수 역전 현상은 미국 SGR 모형을 기반으로 한 환산지수 산출이 우리나라 의원·병원·치과·한방 등 유형별 협상과 맞지 않아 생긴 모순으로, 병원급 가산율이 의원급 가산율보다 낮은 것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심한 환자를 진료할 가능성이 높은 병원급 가산율이 더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송재찬 단장은 "환산지수 역전은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니라 의료전달체계를 왜곡시키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GR 모형이 가진 모순점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올해 당장 협상과정에서 실현은 어렵겠지만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실보상을 통한 수익 증가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송 단장은 "공급자 쪽에서 코로나19 대응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손실보상으로 보완된 것 아니냐는 반박이 있는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현장에 투입하는 인력을 충분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 방침을 수용하고 방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비용 투입이 많았다. 앞으로도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많은 비용을 소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한 지출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송 단장은 "해외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염 재유행 현상이 있었으므로 우리나라도 이를 간과하기 어렵다"며 "과거에 비해 규모는 줄었지만 중증환자 대응을 위한 의료체계 유지 관리 보상도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2차 협상 일정 전면 재수정해야”


하지만 가입자단체 시각은 전혀 달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열린 2차 재정소위에서는 추가소요재정(밴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준 재정운영위원장은 “이번주 2차협상 일정을 감안하면 오늘 회의에서 밴드에 대한 윤곽이 잡혔어야 하는데 전혀 논의를 진전하지 못했다”며 “가입자 단체 가운데에서는 왜 매년 수가를 올려줘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재정소위로는 드물게 한 차례 정회를 거치며 2시간 반 가까이 이어졌지만 특별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윤 위원장은 “공단에서 가입자 단체가 요구하는 자료를 최대한 준비했지만 인상률에 대한 관점이 가입자 대표분들 내부에서도 차이가 컸다”며 “이번주 협상 일정을 전면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대응에 따라 일부 기관만 받았다는 설명도 했지만, 그건 재난지원금을 받는 소상공인들도 마찬가지였다는 답을 받았다”며 “격론에 합의가 어려웠다”고 난색을 표했다.


다만 “가입자 측도 수가협상을 해내자는 데 대한 의지와 합의는 이뤄져 있다”며 “우리가 경험한 코로나19가 삶에 깊이 침범했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인 만큼 협상 과정도 혼란스러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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