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초음파 '과잉진료' 메스…병·의원 "침소봉대"
정부, 건보 지출 규모 큰 항목부터 지원 축소 예고…"순기능도 검토 필요"
2022.09.28 05:34 댓글쓰기

윤석열 정부가 MRI·초음파 급여 확대와 같은 문재인 케어 손질에 나서면서 병·의원 등 의료기관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늘어나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의 원인을 병·의원들의 MRI, 초음파 등 과잉진료에 있다고 보고 고강도 조치를 취하겠다며 연일 강공을 펼치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내세운 일명 '문재인 케어'는 2018년 10월부터 비급여였던 뇌·뇌혈관 MRI를 급여에 포함시킨 데 이어 2019년 5월 두경부, 11월 복부·흉부·전신 MRI 촬영비를 급여화했다.


점진적인 급여 확대로 지난해 뇌·뇌혈관, 두경부, 복부·흉부·전신 등 세 항목의 MRI 촬영에 쓰인 의료비가 1조145억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보다 3.3배로 급증했다.


2017부터 2021년의 과목별 MRI 촬영 건수는 총 724만6593건으로 직전 5년(2012∼2016년) 327만2025건 대비 2.2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초음파와 MRI처럼 지출 규모가 큰 항목의 지원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과잉진료는 지양해야 하지만, 일부 극단적인 부정 사례를 갖고 침소봉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과거에는 환자 부담이 커 MRI와 초음파 사용이 적었지만 급여 확대 이후 진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 전체 진료비 감소에 기여한 점도 있다는 것이다.


즉, 단순하게 사용량 증가 수치만 보면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준 것처럼 보이지만,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내과학회 한 임원은 "초음파 기기 사용량은 문재인 케어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수치를 노출하며 건보 재정에 부담이 생기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부 사례를 가지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MRI·CT 급여화 이후 사용량 증가 명목으로 규제가 이뤄진 것처럼 초음파도 분석심사 등을 통해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조치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지만 초음파기기로 건보재정이 고갈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기조가 심상치 않다"고 덧붙였다.


의협 관계자도 "정확한 진단은 최선의 치료를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극단적인 사례만 볼 게 아니라 초음파를 통해 조기에 질병을 진단하거나 수술 대신 시술로 마무리해 의료비 절감에 기여한 사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잉진료를 한 의료기관들은 면밀히 조사해서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해 재발을 방지하면 된다"며 "심평원이 얼마나 깐깐하게 진료 내용을 검토하고 삭감을 칼 같이 하고 있는데, 의료기관이 해도 되지 않을 검사를 하며 배만 불리고 있다는 식의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전문가 집단으로서 답답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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