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최대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이 10월을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파산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폐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병원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매각 대상자를 찾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고, 그 사이 부채는 늘어가 결국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신임 서주태 병원장이 사퇴하고, 행정부원장이 공석인 상태로 유지되면서 이사장 결단에 따라 병원의 운명이 정해지게 된다.
복수의 취재원들(의료진)은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이사진 내부에서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산부인과 몰락'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아직 최종 결정난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10월 안에는 어떤 방향이든 결정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병원은 현재 6개월째 직원들의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임금의 40~50% 정도만 지급했고 9월에 접어들면서 그마저도 어려워져 20~30%만 지불됐다.
한 병원 직원은 "9월에 40~50만원 정도밖에 월급을 받지 못했다"며 "병원을 나간 직원들도 퇴직금을 정산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 퇴직금 및 여러 대금 지급이 미뤄져 병원에 압류가 들어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임금체불이 장기화되자 간호사들이 병원을 나가게 됐고, 인력이 부족하자 1층 병동을 제외한 나머지 병동은 다 폐쇄한 상태다. 분만실과 신생아실, 중환자실도 거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동 중인 60병상 정도의 병상 운영도 10월 15일부터 중단에 들어가며, 이미 잡혔던 수술 외에는 환자를 모두 전원하기로 했다.
또 다른 병원 직원은 "10월 중순 이후부터 신환을 받거나 수술, 분만 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에선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차라리 파산신청을 해서 부실을 털고 이후 새출발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며 복잡한 내부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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