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의료기기 영업사원 등 무자격자에 의한 의료행위 논란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부산·울산 등에서 있었던 무자격자 의료행위가 국내 최대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NMC)까지 번진 가운데, 잇단 대리수술 의혹이 ‘수술실 CCTV’ 논란까지 영향을 미칠지 향배가 주목된다.
8일 의료계를 비롯해 부산 영도경찰서, 울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무자격자에 의한 의료행위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9월20일 울산 A여성병원 의사 8명·간호사 8명·간호조무사 6명 등 총 22명을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A씨는 지난 2014년 12월부터 제왕절개 또는 복강경 수술시 봉합·요실금 수술 또는 여성 성형술 등 710차례, 간호사 B씨는 제왕절개 수술 시 10차례 봉합수술을 했다.
이에 의사 8명, A 간무사, B간호사 등에게 보건범죄단속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10일에는 부산 영도구의 한 정형외과에서 의료기기 납품업체 영업사원에게 수술 받은 환자가 뇌사상태에 빠졌다. 사건 이후 해당 병원 원무부장은 환자에게 수술 전 동의서를 받지 않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환자의 서명을 위조해 동의서를 입력했고, 간무사는 진료 기록을 조작하기도 했다.
부산영도경찰서는 의료법 위반·업무상과실치상 혐의 등으로 해당 정형외과 전문의인 병원 원장과 의료기기 영업사원 등 2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리수술 논란의 정점은 국내 최대 공공의료기관인 NMC에서 나왔다.
NMC 신경외과 전문의 C씨가 척추수술에 의료기기 D 영업사원을 참여시키고, 그가 수술 마무리·봉합 등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해당 사건 제보자는 이런 수술참여가 수년 간 이어졌다는 폭로도 덧붙였다.
대리수술 논란이 NMC에까지 이르게 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수술실 CCTV’ 설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이달 1일부터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수술실 CCTV 시범운영을 시작해 내년에는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론도 나쁘지 않다. 경기도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기도민 91%가 수술실 CCTV 설치에 찬성했고, 의료분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응답도 93%에 달했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73%는 ▲의료사고 ▲환자 성희롱 ▲대리수술 등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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